이야기의 힘
난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스토리가 있는 영상뿐 아니라 소설도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야기 안에는 힘이 있다. 삶의 화두를 던지기도 하고, 단순한 재미와 통쾌함을 주기도 한다. 헛헛하거나 우울할 때 큰 위안과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야기를 사랑하는 것은 인간의 속성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만 이야기를 사랑하는 것일까? 좋은 영화나 드라마는 수천만 명이 시청한다. 이야기는 수천 년 동안 입으로, 책으로, 영상으로, 공연으로 표현되며 사람들에게 위안과 배움과 많은 영감을 선사했다.
이야기에 대해서 풀어내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지만, 오늘은 우리나라의 영화와 드라마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 싶다. 내가 무슨 영화나 드라마에 조예가 깊은 사람도 공부한 사람도 아니지만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내 생각을 표현해 본다.
한국 영화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 영화관엔 사람이 없고 제작되는 영상들 중 주목을 받는 영화나 드라마는 매우 희소하다. 생각보다 많은 영화나 드라마들이 제작되었는지 모르게 존재감을 잃는다. 그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배우가 출현한 경우도 허다하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평가를 본다음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새는 유튜브라는 신기한 미디어가 있다. 이 미디어에서는 긴 호흡의 영상을 편집해 요약본을 만들거나 더 짧은 호흡의 쇼츠로 재생산된 영상들을 제공한다. 평가가 좋지 않은 영상들을 보지 않고 있다가, 이런 짧은 호흡을 통해 제작된 영상을 통해 기대감을 가지고 본래의 영상물을 찾아보게 된다. 실제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대부분 평가와 일치한다. 그 짧은 영상 안에는 배우들의 맛깔난 연기와 긴박한 전개 흥미로운 소재가 녹아있다. 하지만 본래의 긴 호흡의 영상은 짧은 영상들의 단순한 이합집산에 지나지 않고 본래의 영상물은 여지없이 실망감을 선사한다. 물론 짧은 호흡의 영상으로도 여운이나 감동, 쾌감들을 선사할 수 있다. 하지만 대중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기대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즘 나도 OTT서비스를 통해 많은 영상물을 시청하는 데 방향키를 많이 이용한다. 주변 사람들 중에는 본래 영상보다 편집된 요약본을 본다고 하는 친구들도 많다. 어느새 짧은 호흡의 영상물에 익숙해져 긴 호흡의 영상물을 보는 데 지친 것일까? 이것도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좋은 영화와 좋은 드라마는 존재한다.
어제 오랜만에 방향키를 멈추고 드라마를 보았다. 오늘은 영화관에 가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를 보았다. 여운이 남았다. 생각하게 한다. 이 이야기가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영상이 끝나고 영상에 대해 누군가와 함께 대화하고 싶다. 이야기가 주는 에너지에 가슴이 두근 거린다. 그렇다 영화는 드라마는 이야기다. 이야기가 구멍 나면 어떤 참신한 소재도, 뛰어난 배우의 연기도, 영상미도, 당대의 스타도 빛이 바래고 만다. 일시적으로 반짝일 수 있지만 이내 빛을 잃고 말 것이다. 자극적인 시선 끌기는 결국 밑천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반대로 이야기와 서사가 완벽해질수록 그 영상물은 빛난다. 거기에 다른 요소들이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야기와 서사는 영상물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영상물을 제작할까?, 어떤 영상물을 만들어야 흥행을 할 수 있을까? 보다 어떤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와 재미가 될지를 고민하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