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1] 친구들

by 명경

가족과 함께 추석을 보내고, 올해에는 연휴가 길어 친구들과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아내가 흔쾌히 허락을 해준 터라, 같은 지역에 사는 대학교 동창 친구의 차를 타고 강릉으로 대학교 동기들을 만나는 여행을 떠났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데도 뭐가 그리 신난다고 차 안에서 구시렁구시렁 사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차가 밀리는지도 모르고 강릉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데도 어제 보는듯한 친구들, 언제 만나도 부담도 없고 편하다. 난 사회생활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도 그리 불편해하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이 오래된 친구들은 나에게 세상에 없는 편안함을 제공한다. 나이가 들어 만나도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 철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우리의 이야기의 주제는 이제 그간의 사회생활을 마무리하고 쿵후체육관 관장으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친구였다. 아직 오픈하기 전 준비가 한창인 친구의 체육관에 모여 앉아 때론 우스갯소리와 티 없는 웃음을 남발하기도 했지만, 진지한 조언과 응원의 말이 오가기도 했다. 20대 초반에 만나 이제 중년이 된 남자 4명이 모여 간단한 점심식사를 하고 수다를 떨고 차를 마시며 보낸 단 몇 시간이었지만, 서로에게 꽤나 의미 있고 위로가 된 시간이었다. 다시 친구 차를 타고 올라가는 길 강릉의 해안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했다. 내리는 비 속에 부서지는 바다, 참 낭만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린 시절 강릉에 살 때, 군대 시절 바다를 바라보며 근무를 서던 시절엔 바다는 진짜 의미 없는 공간이었는데, 지금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나에게 많은 메시지와 위로를 던져주는 공간이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그리고 많이 피곤했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시간과 좋은 풍경들이 나의 마음 따스하게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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