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하니 떠오른 영화
위로를 생각하니 불현듯 떠오른 이 장면 속에서 배우 박신양과 이제 고인이 되신 김인문 배우의 연기도 기억이 났다. 귀찮다는 듯 위로를 던지는 김인문 배우와 그 위로를 듣고 망치를 맞은 듯 한 멍한 표정의 박신양의 연기가 머릿속에 스치는 것을 보면, 나에게 이 영화가 꽤나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밑 빠진 너희들을 그저 내 마음에 던졌을 뿐이라는 대사와 그걸 연기했던 두 배우의 합으로 전하는 위로와 공감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따스하게 던진 말 한마디도 아니었고, 어쭙잖은 충고도 아니었다. 가르치려 들지도 않았고, 무슨 일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그저 무심한 듯 조금은 귀찮은 듯 당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말 한마디가 사람을 울렸고, 나아가게 했다.
위로가 필요한 순간? 위로와 공감은 매 순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자기 위로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위로와 공감은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준다. 물론 타인이 주는 위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에게 건네는 위로이다. 영화를 다시 찾아보진 않았지만 불현듯 떠오른 장면을 통해서 나는 스스로에게 이야기했다.
이런 나라도 괜찮다고, 지금 모습의 나를 사랑한다고 말이다. 이런 위로가 나를 나아가게 하는 힘을 준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 이런 힘을 준다면, 나에게 충고와 평가를 하기보다 나를 비판하고 비난하고 채찍질하기에 앞서서 우선,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하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나를 위로하고 사랑하는 것은 무작정 나를 자랑하고 뽐내는 이기적인 사랑이 아니다. 그저 완벽하지 않은 나를 이대로라도 괜찮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그 위로의 힘은 나를 절대 좌절시키고 그 자리에 주저앉치지 않는다.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게 하는 힘을 준다. 어떤 사람, 어떤 상황에서는 채찍질과 치열함이 필요할 테지만, 그것이 나에게 하는 위로와 공존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우리는 완벽한 항아리가 아니다. 우리 안에 부족한 것을 우걱우걱 채워 넣어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넣으면 넣을수록 조급하고 초조해질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 가득 차기 위해선 넓고 넉넉한 우리 자신 속 마음에 바다에 '나'라는 항아리를 던져 넣어야만 행복이 찰랑찰랑 넘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