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변명

나의 첫 발갈음

by 명경

변명으로 시작한다. 오늘은 갑자기 떠오른 사색으로 내 글을 채우려 했다. 제목은 너그럽거나 가차 없거나 실컷 내 사색을 써내려 갔지만 글이 다 지워지고 말았다. 그래서 내 생각을 처음 정리하고 써내려 갔던 실제로 학교 회의 시간에 담담히 읽어 내려갔던 연설문으로 대신하려 한다.(뭐 어떤 프로젝트에도 투고 했던 글이 아니니 문제 삼지 않길바래요^^)


제가 이 연설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런 경험도 처음이기도 하고, 다른선생님들 께서 어떻게 생각하실까? 소심해 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말이 옳은 말이고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이자리에 섰습니다. 제가 나름대로 리허설을 해보니 ()분정도 걸렸습니다. ()분 정도만 꼭 귀기울여 들어주세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꽃다운 나이의 교사가 그 꽃을 채 다 피우기 전에 목숨을 잃었고, 슬퍼했고, 많은 교사들이 거리로 나갔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악질 민원 학부모로부터, 통제할 수 없는 학생들로부터 보호되지 못하는 교사의 상황을 개탄하며 제도의 개선을 외치기도 하고, 외로움과 자괴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어린 후배교사를 애도를 하기도 합니다. 이건 어린 후배를 지키지 못한 선배교사의 부채의식일 수도 있고, 아무런 권리 없이 서비스 직처럼 몰락한 우리의 모습에 대한 분노 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쪽이건, 저도 여러분도 마음 속에 말할수 없는 답답함이 자리잡고 있을 것입니다.



저랑 한 집에 살고있는 사람은 저와 같이 거리로 나가 교사의 목소리를 내길 원했습니다. 그래야 우리의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거리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거리에 모인 선생님들의 목소리와 의지에 동의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아니 십분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이 외침이 우리를 그리고 우리나라 교육의 현 주소를 바꾸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너무 답답했습니다. 제 마음속에 답답함이 무엇인지에대해 방학 내내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방학동안 여러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여러 교사들을 만났습니다. 만남을 가지고 술을 한잔 기울이고 있으면 모인 이들의 직업이 직업인지라 이런 쪽의 주제로 자주 흘러갔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면 문제는 학교, 그리고 교실 안팎 에는 많은 갈등이 존재하고 교사로써 이를 해결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 갈등을 해결하는 프로세스를 만든다면 우리의 답답함이 해결되지 않을까?



‘갈등’이라는 키워드는 중요합니다. 이번에 있었던 서이초 교사의 자살도 갈등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학부모와의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었다면,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당연히 감당하기 힘들고 개인이 보호받지 못할정도의 갈등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와 다양한 상황에서 교사를 보호할 수있는 방어장치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 주변을, 우리 사회를 둘러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우리가 거리만 나가도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현수막이죠. 무슨 현수막이냐면, 각 정당에서 내건 현수막입니다. 중요한건 내용입니다. 선거철도 아닌데, 서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비방하는 자극적인 현수막들이 도쳐에 걸려있습니다. 갈등을 서로 부추기고 있죠. 지금 우리 사회는 여러가지 지역갈등, 노사갈등, 세대간갈등, 정치양극화, 남녀갈등, 등등 온 갖 갈등이 있습니다. 아니 갈등을 넘어 혐오로 나아가고 있다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말하고 있고 실제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해결하기 보다는 서로를 향한 날선 비난이 있고, 나와 상관 없어! 내문제가 아니야! 라는 회피와 외면이 보입니다. ‘갈등’ 이라는 키워드로 바라본 우리 사회는 그리 건강한 사회가 아닙니다.



이제 우리 학교라는 공동체를 한 번 들여다 봅시다. 학교는 다를까요? 학교도 다양한 구성원들의 이해 관계가 끊임없이 충돌하는 장소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갈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그런 갈등상황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극도로 꺼려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데 말이죠, 최대한 나와 관련이 없다면 외면하려 애씁니다. 혹 내가 개입된 갈등이 있다면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 하고 조율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너무 힘이들고 지칩니다.



왜 이럴까요?,


제가 고민에 결론은, 교사들도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이해하는 태도, 나의 의견을 말하는 방법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에 대해 누구하나 제대로 배운 사람이 드물다는 것입니다.


저도 이번에 회복적생활교육 전문가 과정 연수를 참여하면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내가 상대방 의견을 경청하는 것도 제대로 못했구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너무 무지했구나 하는 것을 말입니다.



갈등을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건강한 공동체를 세우고 갈등을 대하는 인식의 전환, 그리고 갈등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대화와 토론의 방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그래야 학교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갈등을 직면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경청할 수 있습니다. 내의견과 상대방의 의견을 조율할 수 있습니다.



미래사회에는 더 다양한 갈등이 대두되고 해결해야 합니다. 이런 갈등을 피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갈등을 해결해나가면서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학생들을 키워내야 합니다. 우리가 해야되는 교육은 우리가 하는 교육 속에서 자란 학생들이 지금처럼 갈등이 더이상 어찌할 수 없는 혐오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해서 건강한 사회를 만들수 있는 역량을 가진 학생들로 키워내는 것 입니다.



회복적생활교육 전문가 과정을 진행하던 한 강사가 연수를 듣던 교사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이 사회를 건강하게 변화시키고 바꿀 수 있는 건 유력 정치인도 지식인들도 아니다. 여기 계신 선생님들만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저는 이말을 100프로 아니 1000프로 동의 하고 동감합니다.



아이들이 갈등을 직면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갈등을 해결하고, 서로 다른 생각들을 건강한 방법으로 모을 수 있는 아이들로 키워낼 수 있는 사람들은 여기 모여있는 우리 교사들 밖에는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선생님들부터 공동체를 이뤄야합니다. 대화 하고 토론해야 합니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고 의견을 교류해야하며, 우리 사이에 갈등이 있다면 의연하게 받아드리면서 해결할 수 있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부터 동료의식 공동체 의식이 없다면, 우리가 우리끼리 생각을 나누고 우리의 갈등을 직면하고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 이를 피하고 거부한다면 절대 아이들을 그렇게 교육할 수 없습니다. 수업준비 각종 업무로 바쁘고 피곤합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저도 누구보다 회의가 싫고, 피곤합니다. 하지만 이건 현실의 문제가 아닙니다. 생존의 문제입니다.



교사의 존폐의 문제가 걸린 문제라고 확신하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와 교사의 위치는 위기처럼 보입니다. 무기력하고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교사공동체를 더 나아가 학교 공동체를 세우는 문화를 만들고 확산시킨다면, 건전한 사화를 만드는 사회구성원을 키워내는 교사라는 타이틀과 함께 사회적 존경심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무기력감이 다시 보람과 행복감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 공동체 운동을 제안 합니다.



첫번째, 우리는 모여야 합니다. 가벼운 주제에서 무거운 주제까지, 즐거울수도 있고 진지할수도 있는,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합니다. 시간적 공간적 제한이 있더라도


1주일에 하루라도 10분 20분을 모이더라도 모여서 서로 대화 하고 동료의식을 고양해야 합니다. 단 전체 인원이 모일수는 없기에, 다양한 급과 다양한 학년이 임의로 모여 대화를 하는 모임을 하길 제안합니다.



두번째, 갈등을 해결하는 역량이 어떤 것보다 교사와 학교에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갈등 해결과 관련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의 연수나 배움이 진행되기를 희망합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나 학교 단위로의 배움이 구상되고 실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번째, 학교 안팎의 다양한 갈등에 귀 기울여 주시길 희망합니다.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학교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언제든지 나의 문제가 될수 있습니다.


우리가 됩시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에 근무하는 여러분 우리는 동료입니다. 서로 힘듦과 지침이있을 때 귀기울여 줄수 있고 등을 맞대 쉴 수 있는 진정한 동료가 되길 희망합니다.



저는 꿈을 꾸었습니다. 별 능력도 없고 보잘 것 없는 제가 말한 이 학교 공동체 운동이 우리 학교를 변화시키고 춘천을 변화시키고 강원도 우리나라를 변화 시키는 꿈이되기를 말입니다.



우리 같이 꿈을 꿉시다! 갈등에 지친교사가아니라 갈등을 해결하는 학교, 그런 학생, 그런 학생이 변화시키는 사회, 그리고 그런 학생을 키우는 교사로 학교로 거듭날 수 있는 그런 꿈을 같이 실현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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