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5] 따뜻한 이야기

쥬토피아 2

by 명경

나는 따뜻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약자가 자신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는 이야기, 소외된 사람들을 대변하는 이야기, 서로 돕고 나누는 이야기들이 전해주 따뜻함이 좋다. 그렇다고 내가 이런 이야기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읽고 보는 편이다. 염세적인 이야기부터, 잔인한 이야기, 지독하게 비관적인 이야기도 꽤 즐겨보는 편이다.하지만 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고, 울리는 이야기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그런 감동을 느끼고 싶을 때면, 나는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는 이야기들을 반복해서 보기도 한다. 그중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이야기 중 나에게 따뜻함을 선사했던 이야기는 배우 전광렬이 주연을 했던 '허준'이란 드라마와 2019년 드라마 '스토브리그'라는 드라마다. 이 두 드라마는 정말 꽤나 자주 돌려보는 편인데 볼 때마다 내 마음속에 따뜻함을 가져다준다.

예전에는 인간애와 휴머니즘을 다루는 이야기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영상물이나 이야기는 너무 자극적인 소재들에 집중돼 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좋고 상업적인 성공을 하기 쉬워서일까. 그래서 난 좀 아쉽다. 난 그래서 아이들이 보는 애니매이션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아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따뜻함이 많이 묻어 나오는 스토리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런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 오늘 딸아이의 생일을 맞아, 방문한 영화관에서 본 쥬토피아2가 그런 이야기 였다.

쥬토피아가 처음 나왔을 때,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어서 아이들과도 딸아이와도 자주 봤던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속편에 대한 큰 기대를 가지고 본 건 아니었다. 어린 딸 아이와 함께 볼 영화를 고르다 보니, 관람하게 되었을 뿐이었다. 어떤 내용인지 평가는 어떤지 정보가 없어, 큰 감흥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났을 때 나의 마음은 따뜻함으로 가득했고, 오랜만에 내 마음속에 따뜻함을 선사해 준 영화에 대한 감사함 또한 함께했다. 이 이야기의 짜임이나 완성도를 떠나 영화를 통해 전해지는 메시지는 나에게 많은 에너지를 주었다.

쥬토피아 1이 주디와 닉, 토끼와 여우라는 성장배경도 성격도 가치관도 전혀 다른 두 인물이 친구가 되는 여정을 그렸다면, 쥬토피아 2는 친구가 된 두 주인공이 어떻게 서로를 받아들이고 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가는 지를 보여주었다.

어느 하나 비슷한 구석이 없어보이는 다른 사람들도 친구가 될 수 있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속편에서는 이야기 한다.

서로의 다름을 외면하다 그것을 직면했을 때, 둘은 관계에서의 한계를 느끼며 돌아서지만, 결국은 서로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름이 자신의 약점에서 비롯되었음을 서로에게 고백하는 장면은 어떤 이에게 진부해 보일지 모르지만 나에겐 관계에 있어서 깊은 이해와 통찰을 던져주었다. 두 캐릭터 주디와 닉은 전혀 다른 성향과 가치관을 가진 인물이었지만, 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설명하고 자신의 행동을 이해시킴으로써 더 깊고, 서로에게 귀한 존재로 나아갔다.

다르다는 것은, 미뤄둬야 할 것도 극복해야할 문제도 아니었다. 단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면 되었을 뿐이다.

영화 속 곳곳에서 던지는 소외되고 외면받은 이들을 향한 따뜻한 메시지 또한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영화에 대해 더 자세히 리뷰하고 싶지만, 영화를 볼 이들을 위해 양보하기로 하겠다.

이야기는 즐거움과 자극이 목적일 수도 있지만 따뜻함을 통한 위로와 공감일 수도 있다. 사람들에게 자극과 즐거움도 필요하지만, 위로와 공감 또한 그 어떤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위로가 필요한 많은 사람들을 위해, 이런 온기 가득한 작품들이 많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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