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우연”나는 그것을 골똘히 생각하였다.
우린 화목한 가족이다 든든한 아버지와 능력 있는 어머니 그리고 2살쯤 된 내 동생까지 완벽했다 아니 완벽해야만 됐다 그렇게 즐거운 하루하루를 우린 보냈다, 다 같이 놀고먹고 자고 그런 순간들이 그 무엇보다 좋았다 그 따뜻함이 그 사랑이 너무 좋았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진 말이다
“당신 이제 어떡할 거예요!”
어머니가 잔뜩 화나신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니 뭐 내가 그러려고 그런 것도 아니잖아!!”
곧 아버지도 어머니께 소리쳤다 두 분의 언성이 점점 높아진다 난 동생이 잠에서 깰까 봐 동생을 꼭 안은채 귀를 막아주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버지가 사업을 실패해 큰돈의 빛을 진 것 같았다, 듣기 싫다 서로의 의견만 내세우며 서로 싸우는 모습이 내 머릿속엔 강하게 남았다 점점 높아지는 소리에 난 동생의 귀를 막아주었다 그날부터 동생의 육아는 내가 담당하게 되었다 그것이 내게 도착한 의무니깐 어머니는 항상 나와 동생에게 화풀이를 했다 항상 나와 동생에게 손찌검을 하였다 자신보다 어린 우리에게 특히 이제 막 걷기 시작한 동생에게도 손찌검을 하는 모습에 나는 경멸이 차올랐다 항상 내가 학교에 다녀오면 동생의 몸에는 시퍼런 멍이 들어있었다 저 작은 몸으로 도대체 무슨 고통을 받아냈을까 나는 말없이 동생을 꼭 안아주었다 내 품속에서 들리는 동생의 울음소리가 그 무엇보다 아프다 동생을 꼭 껴안고 잠에든 그날밤 우린 그나마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우애를 더욱 돈독히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눈을 뜨고 난 학교 갈 준비를 한다 어머니는 밤새 술을 마셔 방에 누워있다 뭐...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텅 빈 거실에 말을 한 뒤 난 집을 나선다 학교에선 수업을 잘 들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동상을 먹여 살릴 수 있을 테니 곧 수업이 끝났다
“야 뭐 하냐?”
친구가 내게 말을 걸었으나 난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
한시라도 멈출 순 없다 아니 집에 있는 동생을 생각하면 못 멈춘다 이내 친구는 한숨을 내쉬며 내 곁을 떠나갔다
“에휴... 니랑 뭔 말을 하겠냐”
곧 점심시간 종이 쳤다 밥? 상관없다 그저 묵묵히 난 공부를 할 뿐이었다 친구들이 전부 밥을 먹으러 교실을 나가니 조금 후회된다 학교에서 주는 점심식사 빼면 제대로 된 식사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난 창문에 비치는 햇빛을 받으며 결심한다 언젠가는 동생에게 내가 태양 같은 존재가 되어주기로 오후 수업을 마저 들은뒤 하교시간 친구들과 놀 여유도 먹거리를 사 먹을 돈도 없다 지금 가장 걱정되는 건 동생이다 황급히 집으로 돌아가자 동생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얼른 동생의 방으로 가보니 동생이 침대에서 떨어진 모양이다 순간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병원으로 가야 한다 생각할 시간이 없다 난 부모님 지갑에 있는 50만 원을 들고 동생을 얻은 뒤 병원으로 뛰어갔다 병원으로 간 뒤 아무 의사에게나 50만 원을 건넸다 지금 생각할 시간은 없다 내가 생각할수록 동생의 울음소리가 커지니
“50... 50만 원이요 제... 제 동생 좀 살려주세요..”
의사는 내 말에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돈을 받아 든 뒤 주변 의사들을 불러 모았다 내 동생이 수술실로 들어가는걸 난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 지금 부모란 작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화가 난다 안일한 나에게도 화가 나고 동생을 돌보지도 않은 부모들에게도 화가 난다 몇 시간 동안 처절하게 기다렸다 심장이 마구 뛴다 만약 동생이 잘못되면 어떡하지? 불안하다 초초하다 곧 의사가 수술실에서 나왔다
“수술은....”
난 의사의 말에 집중했다 당장이라도 동생을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내 눈에선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난 동생을 다시 끌어안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들어가니 부모님의 일그러진 얼굴이 보인다
“50만 원 네가 빼갔니?”
부모님의 목소리는 서늘하다 못해 소름 돋는다 난 얼른 동생을 다시 침대에 내려두고 부모님 앞에 무릎 꿇었다
“죄, 죄송해요 동생이 다쳐ㅅ...”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모님은 내 빰을 강하게 쳤다 아프다 눈물이 난다
“동생이 크게 다쳐서... 병원비로”
이번엔 주먹이 내 복부를 강타한다 부모님은 나를 눕힌 채 죽일 듯이 팼다 내가 의식이 흐려진 채 애원하니 그제야 날 풀어줬다 난 몸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동생의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난 그 자리에서 쓰러지듯 잠에 들었다 너무 무리한 탓일까 난 깊게 잠에 빠졌고 다음날 9시가 돼서야 깨어났다 지각이다.... 난 황급히 거을 앞에서 어제의 상처들을 대충 치료하기 시작했다 부어오른 눈 내 온몸애 피멍이 들어있다 어쩔 수 없다 난 그냥 학교로 간다 그게 내 의무니깐 교실로 들어서자 학생을 은 날 보고 웅성거렸다 뭐 어쩌겠나 자리로 가서 앉는다 오늘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고등학교를 안 가고 바로 일을 할 수 있다 곧 졸업삭아가에 더욱 열심히 해야 된다 오늘도 학교가 끝나고 난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간다 얼른 동생을 보고 싶다 오늘은 동생이 잘 있었다 항상 이런 식으로 매일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 고등학교 졸업식날이 왔다 고등학교 졸업식을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동생이 뛰어와 날 반겨준다
“형아 왔어?”
벌써 걷고 말도 유창하게 하다니... 너무 기특하다
“응 형 왔어”
동생을 안고 집안으로 들어섰다 이제 곧 회사에 취업을 해야 될 텐데...
“엄마 아빠는 어디 갔어?”
내가 묻자 동생이 말했다
“몰라! 아마 술 마시러 둘 다 나갔을걸?”
술을 마시러 갔다니... 동생만 안 건드렸으면 좋겠다 내 작은 소망이다 오늘도 별 탈 없지 지나갔다 난 해가 뜨자마자 회사 이력서를 쓰기 시작했다 완벽하다 이 정도면 취업이 가능할 것이다 며칠 지나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한다 곧 있으면 돈을 벌어 동생을 먹여 살릴 수 있을 거다 대망의 면접날 난 면접을 보기 위해 회사로 찾아갔다
여러 가지 질문들이 나왔지만 난 연습한 대로 유연하게 위기를 넘겨갔다 면접을 마친 뒤 집으로 들어가자 동생이 보인다 혼자서도 잘 있다니... 기특하다
새근새근 소파에서 잠들어있는 동생에게 이불을 덮어준다 시간도 꽤 늦었으니 잠이 몰려온다 눈이 스르륵 감긴다 결국 잠에 들어버리고 말았다 다음날 휴대폰이 띠링 울린다 아침이라 그런지 별생각 없이 휴대폰을 봤더니 회사에 합격했다 너무 기쁘다 드디어 동생에게 조금이라도 맛있는 걸 먹일 수 있다 그래도 자는 동생을 깨우는 건 미안하니 이왕 오랜만에 부모님 방으로 가본다 역시 어제 술을 마셔서 그런가 둘 다 퍼질러져 자고 있다 정장으로 차려입고 회사로 출근한다 회사에 출근하고 자리에 앉아 업무를 시작한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된다 그래야 돈을 더 많이 벌 테니 시간이 흘러 퇴근시간이 되자 회사사람들이 하나둘씩 퇴근하는 게 보인다 약간 부러웠지만 뭐 어쩔 수 있겠나 그저 계속 일할 수밖에 없다 벌써 12시다 내일 아침 일찍 와서 일도 해야 되는데...
“오늘만 근처 모텔 어서 자고 가야지..”
혼잣말을 하며 그래도 조금 있는 돈으로 근처 모텔로 향했다 돈은 꽤 있어서 모텔에서 하루정도는 묵을 수 있다 오늘 하루만... 하루만 이렇게 하는 거다 그러나 그런 나와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벌써 그런 지 몇 년은 지난 것 같다 몇 번씩 집에 들르긴 했지만 거의 월급은 동생을 잘 키워준다는 부모님에게 주고 항상 모델에서 지냈다 가끔씩 집에 갈 때마다 동생은 점점 커가고 있었다
“벌써 중학교 3학년 일려나...”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집에 가보기로 한다 퇴근을 한 뒤 집으로 가본다 기대된다 동생은 또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집에 들어서자마자 동생의 신음소리와 부모님의 호통소리가 들렸다 순간 눈앞이 새하여졌다 얼른 거실로 가보니 동생은 피를 흘린 채 의식을 잃어버렸고 부모님은 그런 동생을 때리고 있다
“뭐... 하는 거야?”
내가 묻자 부모님이 대답했다
“왔냐? 이 새끼가 키워준 은혜는 잊고 대가리 컸다고 반항을 해?”
참 모순적인 말이다 키운 건 난데 지금 와서 왜 이러지? 짜증 난다 계속 동생을 때리는 부모님은 악마 같았다 이러다 동생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식칼을 집어 들었다
“그만 때려 찔러버리기 전에”
부모님이 주춤하더니 내게 달려들었다
“이 새끼도 날 화나게 하네?!”
그렇다 순식간이었다 눈을 감고 찌른 내 칼은 정확히 부모님의 심장에 파고들었다 피가 철철 흐른다 부모님은 쓰러졌고 그걸 지켜보던 어머니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려 했다
“꺄아악!!!”
어쩔 수 없다 이건 날 위한 살인인가? 동생을 위한 건가? 쓰러져 있는 동생을 본 순간 딱히 생각이 안 들었다 그냥 저 자식을 죽여버려야겠다
난 부모님의 시신에서 칼을 빼들고 어머니도 찔러 죽였다 피가 튄다 피가 사방이 흩뿌려진다 피가 쏟아져 나오다 점점 멈춘다 그러면서 부모님의 눈동자는 점점 풀리며 생기를 잃어간다 곧장 부모님의 시체를 들고 있는 식칼로 토막 낸다 팔부터 다리, 목 그리고 피를 닦은 뒤 아이스박스에 토막 난 시체를 담는다 그리고 집안의 물건들을 뒤진다 아, 내가 준 돈들로 이딴 귀중품이나 사고 있었구나… 곧장 그런 귀중품들을 전부 가방에 넣는다 곧 나는 축 처진 동생을 들고 부모님을 담은 아이스박스와 귀중품들을 들고 차에 탔다 차는 점점 동해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 바다를 바라보며 아이스박스를 아래로 떨어트렸다 그리고 다시 차에다 근처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동생을 안고 대학병원으로 들어갔다
“제 동생 좀… 살려주세요..”
그러자 의사들이 와 동생의 상태를 확인한 후 응급실로 동생은 이송되었다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의사가 수술실에서 터벅터벅 나온다
“수술은….”
난 과거와 같이 몸이 조금 떨리긴 했지만 최대한 진정하며 의사의 말을 들었다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몇 분만 늦었어도 동생분은 아마…. 하지만 아직 의식은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뇌 쪽에 충격이 크게 가서 아직도 의식은 차리리 못하고 있습니다”
그 뒤로 며칠이 지났을까… 난 귀중품들을 전부 팔아 동생의 병원비를 꼬박꼬박 내고 있었다 오늘도 나는 동생이 있는 병원으로 갔다
“동생은요?”
내 질문에 의사가 말했다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상할 정도로 난 차분했다 괜찮다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한 달 두 달 점점 시간은 흘러가나 동생은 깨어나지 않는다 오늘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던 동생에게 말을 걸던 중 동생이 스르륵 눈을 떴다 이게 현실이 맞나? 드디어 깨어났다 난 눈물이 흘렀다 그리곤 당장 동생의 손을 잡은 뒤 말했다
“형 기억나...?”
내 목소라는 미세하게 떨렸다
“누구세요?”
동생에 입에서 나온 그 한마디에 나 가슴이 후벼 파지는 듯했다 기억 상실증에 걸린 건가? 아니다 이럴 순 없다 내 동생이 더 이상 내 겉에 없을까 봐 두렵다 하나 이내 침착하게 동생의 손을 잡았다 내 손은 떨리고 있다 난 나지막이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추억은 다시 쌓으면 되는 거야”
그것이 내 새로운 의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