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
“운명”나는 그것을 골똘히 생각하였다 운명이란 게 있을까?. 나는 몇 번이고 계속해 생각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늪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결국 나는 오늘도 이 한마디로 생각을 정리해 버렸다
“모든 건 허무하니깐..”
난 몇 번이고 이러한 생각으로 머릿속을 비웠다 하지만 그래도 자연적으로 머릿속에선 생각들이 마구 떠오른다
“방밖으로 안 나간 지 얼마나 됐지?”
“난 지금까지 몇 번째로 감정을 안 느끼려 하고 있지?”
점점 나를 죄어오는 문장들이 내 머릿속을 강타한다 난 이러한 감정을 느끼기 싫다 모순적이고 위선적이니…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달랐다 어둡고 캄캄한 내방을 강타하는 소리 전화기 소리였다 나는 전화를 받을지 말지를 몇 번이고 고민했다
“그래도 누가 전화를 걸은 건지는....”
전화기를 보니 생전 처음 보는 전화번호다 “여보세요?”
그리고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내가 다시 감정에 휘둘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저기... 혹시 00이니?... 우리 과연 이가... 죽었어...”
그 말을 들은 나는 곧장 옷을 챙겨 입고 전화기에 소리쳤다
“어디예요?!?”
전화기에선 위치를 말해주고 있었다 난 곧장 달려가 친구의 시신 앞에 섰다 시체는 참으로 볼품없었다 핏기 없는 얼굴에 축 처진 몸까지
“..... 야 김과연.... 일어나 봐.... 일어나 보라고!!!”
나도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겠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 난 이미 감정이란 파도에 들어와 버렸다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였다 슬픔이란 감정 나는 겁 잡을 수 없는 슬픔이란 감정에 오히려 쾌락이 생겼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 이게 쾌감인가?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그리고 난 이 느낌을 더 느껴보고 싶었다 난 오랜만에 찾은 슬픔이란 쾌락에 취해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 순간 주변의 사람들은 일제히 나를 쳐다봤다 나를 경멸하는 시선, 분노, 슬픔, 그리고 날 죽이고 싶단 욕구까지 그런 시선들에난 무서워졌다 난 곧장 집으로 달려가 다시 방에 처박혔다 하지만 새로운 쾌락은 내 안에 박혀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하루하루 방에 처박혀 이 감정, 쾌락에 집중하였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시들어버린 쾌락, 난 이러한 기분을 더 느끼고 싶다 그게 내 욕망이자 신념 그리고 인격이다 난 손이 가는 데로 던지고 부수기 시작했다 그래도 쾌감을 느끼지 못한다 난 반쯤 미쳐 커터칼을 쥐어들고 내 손목을 긋기 시작했다
“아아 고통... 최고야...”
또 고통이란 쾌락은 내 몸을 지배했지만 그건 하루살이 같은 쾌락이었다 난 몇 번이고 내 팔을 그었다 하지만 이미 이런 고통에 적응해 더 이상 쾌락을 느끼긴 힘들었다 지치고 갑갑했던 난 방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스한 햇살 참 눈부시다
“아아 참으로 아름다워...”
거실 바닥은 손목에서 흐르는 피로 문들어져간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도어록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형이다 난 형을 보자 곧장 방으로 숨어들었다 형은 오자마자 내 방으로 와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다
“00아 형 오늘 회사에서 월급 받았어 뭐라도 먹으러 가지 않을래?”
형의 따스한 목소리에 내 마음은 점점 녹아간다 마치 얼음을 비추는 태양처럼 형은 내 태양이다 하지만 난 이런 모습으로 세상과 마주할 자신감이 없었다
“아니 형 혼자가..”
형은 약간 실망한 듯 보였지만 그래도 덤덤한 척 내게 말을 건넨다
“응 그럼 다음엔 꼭 같이 먹자”
형의 발소리는 내 방문에서 점점 멀어진다 난 그런 형을 붙잡고 싶지만 그럴 용기가 없다, 난 다시 침대로 터덜터덜 가 침대에 눕는다
“하아.... 졸리다..”
난 스르륵 잠에 들었다
“미안한데 너 같은 동생은 필요 없어,”
꿈에선 형 마저 날 버리고 있었다
“형... 형... 떠나지 마!!”
난 곧장 잠에서 깼다 정말 지옥 같은 악몽이었다 형이 날 버리다니... 하지만 만약 만약에 형이 날 버리면? 상상도 하기 싫다 만약 그럼 난 완전히 허무에 잠길 것이다, 하지만 잠에선 깬 난 더욱 쾌락을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위에 쾌락을 느낄만한 건 없었.... 불현듯 한 존재가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형....”
형은 내 가장 소중한 존재이자 가장 큰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존재다... 하나 차마 형을 죽이지는 못하겠다
“형....”
난 내 방에서 형을 생각하였다 나는 그저 형이랑 놀고 싶었다 순수하던 어린 시절처럼 잠만… 내가 형이랑 어렸을 때 놀았었나…? 뭐 생각할 곳이 있나? 뭐 아마 있을 것이다, 난 곧장 형의 방문 앞으로 갔다
형의 방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다 마침내 문을 두들겼다
“형, 할 말이 있어”
형은 곧장 문을 열고 나왔다 항상 방에만 틀어박혀있는 동생이, 자신의 제안을 거절만 하던 동생이 직접 와서 말을 거니 조금 놀란 눈치였다 그러나 형은 곧 내게 다정히 말하였다
“왜 그래?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나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겨우 입을 열었다 “그, 나랑 놀러 가지 않을래?”
형은 나지막이 말했다
“응 그래 놀러 가자”
그 말을 듣는 순간 난 아무렴 좋았다
“그럼 이번 주 주말에 놀러 가자..”
이 말을 하곤 나는 다시 내 방으로 돌아왔다. 행복했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시간이 흘러 약속당일날 형과 나는 놀러 왔다 형은 내게 옷, 먹거리 등을 사주었다 형이사 준 딸기 크레페를 먹으며 행복한 기분으로 시장을 둘러보았다 정말이지 행복했다, 마치 순식간에 내 마음속에 있던 어둠이 사라지는듯했다 우리는 같이 놀다 집에 돌아왔다 집에 온 나는 너무 졸렸다 오랜만에 밖에 나가고 사람과 놀았기 때문이다 난 다시 내방으로와 잠을 청했다 오랜만에 편히 그리고 조용히 잠에 들었다 그날 새벽 나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형의 방문 앞으로 갔다 아니 솔직히 형과 같이 자고 싶었던 것도 있다 형의 방문 앞에 서니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듯한 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아... 언제까지 동생을 데리고 살아야 하는지... 나도 그냥 평범한 동생이나 있었으면... 그냥 평범한”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 한 구석이 아파왔다 형은 날 이해해 주는 줄 알았는데, 난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다 끝없이 추락하는 기분이다 이 순간에도 내 마음은 아직 쾌락을 원하고 있었다 아니 방금 전 말로 다시 쾌락을 느끼고 싶었다 난 지금 쾌락을 원하고 있다, 난 메말라있다, 더 생각할 틈도 없이 난 곧장 식칼을 들고 형의 방으로 들어간다 형의 방은 완전히 내 방과 달랐다 방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 정리되어 있는 물건들... 그리고 나와 가장 다르자 가까운 존재인 형....
“? 00아 너... 그 칼은...”
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난 형에게 달려들어 형을 찔렀다 형을 찌를 때마다 내 몸과 칼에 피가 문들어져갔다, 그 뒤론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지금 내 눈에 비치는 건... 피로 문들어진 칼과 비참히 쓰러져있는 형의 시신이다 그 시신을 보는 순간 난 비참한 여러 감정에 휩싸였다 그리고 난 지금 이 순간 최고의 쾌락을 느끼고 있다 난 더 이상 형의 시신을 볼 용기가 없어 다시 내방으로와 쾌락을 만끽한다 1주일 한 달 아직 난 쾌감에 잡혀 살고 있다
“아아 이 쾌감이 평생... 평생 느낄 수 있으면...”
하지만 그 슬픔이란 쾌락도 결국 시간에 휩쓸려 껍데기 밖에 안 남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난 한 번 더 운명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난 완전히 허무에 빠졌다, 한순간에 쾌락이니 결국 시간에 흐름에 따라 사라지고 더 많은 쾌력을 요구하고 운명에 따라 사는 우리는 허무한 거 아닐까?, 우린 그냥 잘 짜인 소설이란 운명에 놀아나는 종이인형 아닐까?, 결국 우주 아니 이 세상은 허무한 거 아닐까?, 우린 우주의 끝 우주의 전체를 보지 못하고 가지 못하지 결국 그러면 우주는 허무한 거 아닐까?, 그저 허황된 고유치한 운명에서 탈출할 방법은 없을까?, 그런 곳에서 정해진대로 살면 그냥 조연 1 아닐까?, 허무하다 결국 우린 욕구에 집어져 삼켜지고 인격은 점점 욕구에 잡아먹히지, 욕구밖에 없는 우리 삶은 유한한 허무한 것 아닐까?, 결국 우리가 정한 목표나 신념도 욕구의 의해 생긴 거고 인격이든 뭐든 그저 욕구에 잡혀사는 운명 따위한테 도망칠 방법은 없는 이 세상이 허무한 것 아닐까?, 결국 우린 언제 죽을지 모른 체 살아가는 무한이 아닌 유한한 삶과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장님에 불과하니깐, 그저 운명에 손아귀에 놀아나는 꼭두각시일 뿐이니깐, 그저 두려움에 떨며 앞을 상상하지만 앞을 못 보니 장님에 불과한 꼭두각시겠지, 난 운명이란 소설의 조연이겠지, 내 인생이란 소설은허무한게 아닐까? 내 운명은 조연인 운명인가? 그저 남이 시키는 대로 하고 그럼 그냥 생각을 못하는 게 아닌가?, 그저 운명과는 별개로 다른 사람에게 조종당하는 꼭두각시, 결국 살아있는 동안은 운명에 놀아날 뿐 아닌가? 죽어서야 운명, 내 인생이란 소설이 끝마침을 하는 건가?
“죽으면 마지막으로 쾌락을 느끼며 죽을 수 있을까?”
난 한참을 고민했다 하나 이미 내가 기댈 곳은 없다, 형이고 친구 고다 죽었다, 난 혼자다, 나는 라이터와 칼, 삽을 챙겨 뒷마당에 왔다 삽으로 내 무덤을 파는 동안 정말 짜릿했다 결국 난 내 무덤의 묘혈의 앞으로 왔다 칼로 날 찌르자 엄청난 고통과 함께 쾌락이 짜르르왔다 그리고 난 내 몸에 불을 짓폈다 내 몸이 불로 타들어간다 점점 더욱더 고통이 커져가며 쾌락도 커진다 난 내 무덤에 백합을 꼽고 내 무덤의 묘혈을 지켜본다 묘혈 속은 참으로 공허했다 결국 불이 내 몸을 집어삼키고 내 마음 또한 쾌락이 집어삼켰다 난 묘혈 속으로 쓰러지듯 들어간다
“해피엔딩...”
난 마지막으로 중얼거렸다 저 백합이 개화하고 만개할 쯤엔 난 사그라들것이다 하지만 저 백합이 햇빛을 받고 내 곁에 있으면 난 내 사그라든 몸을 다잡고 운명을 배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