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
난 참 바보 같은 인생을 살았다 위선에 속아 사는 그런 사람이었다 난 항상
“야 넌 공부 안 해도 성공해”
“그냥 하지 마 넌 충분히 똑똑해”
이러한 말을 듣고 살아 미친 걸지도 모르겠다 난 저 말을 진심으로 믿었다 아니 믿게 되었다 수도 없이 들어온 달콤한 위선의 말 그런 말들은 내 안에 있는 쓰디쓴 조언의 말들을 배척해나 갔다 난 위선의 말에 속아 중2 때부터 한량 같이 살아왔다 놀고... 먹고... 자고....
물론 원래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중1엔 오히려 걱정이 많아 탈이었다 미래에 대한걱정 진로에 대한 걱정 난 이런 걸로 사람들과 토론을 벌이곤 했다 그때는 참으로 우울했다
“하아... 살기 싫다”
라는 말만 반복하고 살았다 심지어 나쁜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까지 갔다 그런 날 걱정하여인지 부모님과 친구들은 날 속이 빈 위선의 말로 속여왔던걸지 모르겠다
“야 넌 그냥 천재야”
“야 ㅋㅋ 넌 공부 안 해도 서울대든 어디든가”
이런 말만 믿고 난 고3 때까지 한량 같이 살다 수능을 망쳤다 그래도 부모님은 날 위선의 말로 위로했다
“00아 그래도 넌 똑똑해서 다 할 수 있어”
난 수능을 망쳤어도 썩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야 넌 수능 망쳐도 서울대갈 수 있어”
난 이 말을 믿었다 달콤한 위선에 넘어갔다 난 당연히 서울대를 지망하였지만 결과는 당연하게도 불학 격이다 난 좌절하려 했지만 날 또다시 강제로 일으키는 위선의 말
“야 그건 서울대가 잘못한 거지 왜 너 같은 천재를 탈락시키냐?”
난 이 말을 믿었다 아니 믿어야만 내 정신이 온전할 것 같았다 난 다시 한량같이 살다 대기업에 면접을 봤다 결과는 뭐... 뻔하게도 탈락이다 난 뭐 괜찮았다 짜파 뇌가 썩어버릴 것 같은 위선에 기대면 되니깐.... 하지만 계속되는 실패에 난 점점 쓰디쓴 조언이 듣고 싶었다 하지만 이내 그런 생각까지 곯아 썩게 만드는 달콤한 위선의 말 난 그냥 다시 한량같이 살기로 했다 참 즐겁다 아무 생각 없이 놀다니 하루 종일 놀고 온 집은 참... 공허하고 허무했다 난 이런 정적이 너무나 싫다 곧장 다시 집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난 곧 만취했다 다음날 난 숙취 때문에 죽을뻔했다 너무 머리가 어지러웠다, 다시 그 자리에서 쓰러지듯 잠들었다 다음날이 되자 숙취가 가라앉았다 다시 한량 같은 삶을 보냈다 그러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난 이제 제대로 쓰디쓴 맛이 입안에 감돌았다 그러나 그런 쓴맛도 얼마 안 가 위선의 말에 뿌리째 뽑혔다
“야 넌 할 수 있어”
“야야 뭐 사람 하나 죽었다고 넌 충분히 가능해”
부모님께 죄책감이 많았다 자식이 성공한 모습도 자식도 와이프도 못 보고 가셨으니 하지만 이런 생각은 곧 뿌리체 뽑혔다 난 다시 한량 같이 살며 회사나 여자를 만나려 했지만 당연히도 실패했다 뭐 당연하다 하지만 내게 위선의 말을 건네던 사람들은 다 여자도 번듯한 직장도 있다 그리고 조언인척 자신을 감추며 내게 오는 위선의 말
“야 너도 성공할 수 있어”
“성공 쉽다”
저들은 날 친구로 보긴 하는 건가? 그냥 장난감으로 보는 걸까? 나도 이제 모르겠다 난 이제 위선이 없으면 살 수 없을 것 같다 난 이제 월세도 못내 원룸에서도 쫓겨나 노숙자 신세가 됐다 난 매일을 구걸한다
“한 푼 만 주 세요.....”
사람들은 날 경멸하듯 쳐다보고 간다 저런 시선... 미칠 것 같다 나 오랜만에 지하철역을 나가 밖에 나왔다 따뜻한 햇빛이 날 감싼다 난 이제 위선의 말에선 탈출했다 내 가능성이란 검을 묶어두던 위선이란 사슬을 끊어냈다 하지만 내 검은 녹슬었고 난 검을 휘두르는 법 따윈 까먹었다, 빛이 지하철역으로 들어왔다 난 오랜만에 밖에 나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오랜만에 나온 밖은 시원하고 괴로웠다 지금껏 일들이 바람에 날아가는 듯하면서도 다시 내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그렇게 계속 걷다 보니 한 공갈빵집이 눈에 보였다 커다란 공갈빵과 나를 점점 겹쳐 보였다 겉은 크지만 안은 텅 빈… 나는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힌 지폐를 꺼내 공갈빵을 샀다 공갈빵을 한입 먹자 꽤 달달한 맛이 내 입을 감쌌다 생각보다 맛있었다, 날수 없는 나비의 날개는 자르는 편이 좋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며 걸었다
“으... 시끄러워...”
사람들이 북적이는 소리가 매우 시끄러웠다 사람들의 소리 빛나는 네온사인 그리고 햇빛까지 난 너무 시끄럽고 눈부셔 아무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갔다 아 이 상쾌한 바람 정말이지 산뜻했다
“아... 좋다..”
하지만 이제 난 뭘 해야 하는지 모른다 다시 시작해 볼까? 아니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 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위선이든 뭐든 잠만 위선의 뜻이 뭐지 난 왜 자꾸 위선 탓만 하지? 난 왜 위선이란 그림자 뒤에 숨지? 난 미친 듯이 생각했다
위선 난 위선의 뜻도 모르며 난 아무것도 모른다 그럼 위선을 지나 다시 나에게 돌아온 책임 난 이런 책임이 너무 싫다 다 내가... 내가 잘못한 것 같고... 난 내가 잘못한 게 아니고 그 친구들의 위선 때문이라 당당히... 말할... 수.. 있나? 내가 착각한 거 아닐까? 불현듯 내 탓이란 생각이 몰려왔다
“아니야... 정말 내 탓인 건가?”
난 더 이상 생각하기 싫었다 하지만 계속해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들 난 그것들을 참을 수 없었다 다 쏫아내고 토해내고 싶었다 내 가능성이란 검을 녹슬게 하고 내가 그 검을 휘두르는 법조차 까먹게 만든 그 위선이란 사슬을 난 하늘을 바라보았다 햇빛이 쨍하다
“참 모순적이네 내가 보는 태양은 언제나 날 보고 있지만... 태양에겐 난 아무것도 아니란 건.....”
참 쓸쓸했다 내게 남은 건 이제 없다.... 난 이제 모든 걸 떨쳐내고 싶다 잠만 내게 친구가 있었나...? 맞다 난... 친구가 없었다 그럼 그런 위선의 말을 한 사람은... 난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난 결국 마지막 순간에 깨달았다
“내 검을 가두고 녹슬게 한 위선을 사슬을 만들어낸 위선자는 나야..”
그가 떠난 곳엔 백합 하나가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 자리를 백합이 지키고 있으면 난 다시 내 검을 휘두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