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너 빼기 별 하나!

by 영자의 전성시대

나는 학생들의 수업 태도를 위해 ‘칭찬 별’과 ‘경고 별’을 사용한다. 4학년 이상일 경우는 거의 쓸 필요가 없이 스스로 학습 태도를 만들어 가지만 저학년일 경우는 이 별의 효과가 크다. ‘칭찬 별’이 세 개일 경우 작은 간식이나 명예장을 받을 수 있고, ‘빼기 별’이 세 개일 경우는 내 옆에 앉거나 수업 후에 남아야 한다. 상과 벌이 확실해야 저학년 학생들은 편안해하고 확실히 수업 집중을 잘한다. (하지만 고학년일 경우는 상벌보다는 교사와의 친밀도와 신뢰도가 더 영향력이 있다)


바람이 몹시 불던 어느 봄날, 1학년 수업하고 있는데 창밖으로 나뭇잎이 요란스레 봄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우리 교실의 창밖으로 두 그루의 큰 나무가 보이는데 사시사철의 계절을 보여준다. 나는 이 조그만 창문의 풍경이 참 소중하다. 봄이 됐다고 봄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게 당연하지만 그 순간, 나무가 기특하고 연두 잎사귀를 튀어 준 것이 고맙기도 했다. 거기다 흔들리며 “사라락” 소리까지 들려주니 마치 살사춤을 추는 것만 같았다.


“와, 봄바람에 나뭇잎이 엄청 정신없이 흔들리네. 나뭇가지까지 춤을 추고 있어.”라고 별생각 없이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모든 아이들이 창밖으로 시선을 보내며 자기들도 “와~”하며 신나 했다.(원래 1학년은 별거 아닌 거에도 탄성을 지른다.) 그때 맨 앞에 앉은 아주 조그마한 아가가 손을 번쩍 들었다. “왜?”하고 물으니 “선생님, 봄바람한테 빼기 별 하나 주세요. 나무한테 장난쳤잖아요.”라고 한다.


난 그 순간 “으하하하하~”하며 박장대소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너무 귀여운 이야기라서 허리를 숙여가며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이래서 아가들을 천사라고 부르나 보다. 어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아무리 공부를 한다 한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이 작은 천사의 말 덕분에 잠시나마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쨌든, 봄바람 너 빼기 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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