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보다 더 좋은 것

사랑수저가 최고!

by 영자의 전성시대

가끔 아이들이 강아지를 데리고 퇴근 시간에 맞춰 학교 앞으로 마중 올 때가 있다. 강아지 산책 겸해서 오는 것인데 집과 일터가 가까워서 누리는 호사라고 생각한다. 매일 보는 식구이지만 일터 앞으로 마중 온다고 하면 그 순간이 기다려지고 설렌다. 그리고 만나는 순간, 집에서 볼 때보다 훨씬 반갑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이날도 알콩이 산책을 위해 온다고 급약속이 이루어졌고, 신나는 발걸음으로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서둘러 갔다. 역시나 이렇게 보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차에 태워 가는 중에 아이가 “엄마, 토요일에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약속 있어서 나갈 거야. 근데 친구들이 다 떨어져 살아서 건대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멀리까지 가야 해서 피곤할 거 같아.”라고 했다.


나는 “그 친구들은 다 머 하고 살아?”라고 물으니 “이사 가서 흩어져 사는데, 다들 금수저라서 잘 살아.”하는 답이 왔다. 난 순간 우리 아이는 자기를 무슨 수저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졌다. 이건 사실 자기 평가가 아니라 부모의 경제력 계급 평가 단어라 생각한다. 이 사회의 가치의 기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급조된 단어로 매우 부정적인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해서 나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용하는 사람에게 의미분석을 해주는 오지랖을 떨기도 한다.


그런 내가 “친구들은 금수저인데 너는 무슨 수저야?” 하고 툭 던졌다. 내심 ‘동수저’ 정도는 기대하면서. 어른이 된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음... 나는 금수저는 아니고, 사랑수저야.” “뭐? 사랑수저? 그게 뭔데?” “어릴 때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랑수저, 큭큭큭” 하는 거다. 운전하다가 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쁨, ‘그렇지, 금수저가 머라고, 사랑수저에겐 쨉도 안되지’라고 생각하며 “사랑수저 맞네. 널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너 없으면 못 살지. 큭큭큭”하며 나도 웃었다.


우문현답은 이럴 때 쓰는 말 일거다.

KakaoTalk_20230417_103821601.jpg 사랑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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