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지만 너무 비싸!
설명절이 있어 극성수기 기간에 비행기표를 구하느라 거의 두 배의 금액으로 티켓을 구매했다. 여행 경비 또한 원화의 가치가 너무 떨어지고 호주달러가 올라가는 바람에 2년 전에 비해 많이 올라있었다. 립으로 유명한 곳에 가서 3 접시 정도 먹었는데 50만 원이 넘어 첫날부터 기암 했다. 어쩌다 찾아간 크로와상 카페에서는 한 개에 18.000원이라 또 한 번 비싼 물가를 체험하며 이상한 나라에 와있는 느낌이 들었다.
호주는 우리나라처럼 국가 고유의 음식이 딱히 없다. Fish and Chips가 가장 유명하다는데 이건 어디 가도 있는 생선카츠 같은 먹어본 맛이고 감자튀김이야 늘 아는 맛일 뿐이다. 그 대신 없는 음식이 없을 만큼 다국적이다. 한국음식도 갖가지 프랜차이즈가 들어와 있어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다. (지난주에 본죽도 시티에 드디어 생겼다는 따끈따끈한 소식!)
2년 전 백종원 씨가 만든 고깃집을 1시간 기다려 들어가 배부르게 먹고 나왔었다. 그때도 매우 비싸게 먹은 기억이 있다. 이번 여행에도 열심히 먹고 기록하려한다. 기억나는 첫 번째는 핫케이크인데 '핫케이크가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은 버려야 했다. Darling Harbour에 있는 핫케이크집을 가며 "먼 아침부터 핫케이크 쪼가리나 먹냐!" 하며 들어갔으나 이미 손님으로 차 있었다. 낮시간부터 웨이팅이 있는 집이란다. 한가득 나온 핫케이크를 먹느라 힘들었고 바삭한 포테이토가 일품이었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것은 새벽에 일어나 구글로 찾아 근처 카페를 헤매며 찾아간 노스스트라스필드 Bar Biscotti 카페다. 모르고 갔는데 엄청 유명한 맛집이었다. 이곳은 크로와상이 종류별로 있고 크기가 내 얼굴만 하다. 그래서 비싼 건가? 커피맛은 어찌나 좋은지, 이른 아침 빈속에 커피를 마시지 않는데, 이곳 커피는 부드럽고 향이 좋으며 탄맛이 안나는 목 넘김이 아주 좋은 곳이었다. 나는 크로와상을 패스하고 옆좌석에서 먹고 있던 너무나 예쁜 블루베리 핫케이크를 주문했다. 맛은 대성공, 가격은 대실패!
세 번째로 뽑는 것은 Abbotsford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다. 이곳은 풍경이 다했다.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가 둘러싼 곳인데 맛도 월등하다. 더운 날이라 헥헥거리며 들어섰는데 숨을 멎게 만드는 풍경에 한번, 맛있는 음식에 한번 놀라는 곳이다. 그리고 역시나 가격에 놀라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풍경을 생각한다면 가격이 잊히는 곳이기도 하다. 로컬맛집으로 이곳에서 한 번쯤 꼭 식사해 보길 추천한다.
네 번째로는 다민족 나라이니만큼 각 나라의 음식이 많은데, 역시 인구수를 자랑하는 중국인이 많다. 그래서 중국음식점들은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그중 Chatswood에 있는 Kings Dynasty 딤섬집은 두 번이나 간 집으로 홍콩식 딤섬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일단 커다란 원형식탁이 맞이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줄줄이 딤섬을 수레에 싣고 가져온다. 우리는 보고 맘에 드는 음식을 선택하면 된다. 비주얼도 굿, 포만감도 굿이다.
다섯 번째로 선택한 것은 Darling Harbour에서의 디너 크루즈에서 먹은 애피타이저이다. 배가 고프기도 했고 카바레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기대와 옷을 차려입고 이런 자리에 앉아 있다는 설렘과 오페라 하우스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는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처음 코스로 먹은 애피타이저는 꿀맛이었다. 회는 좋아하지 않는데도 이때 먹은 연어와 관자는 전혀 비리지 않은 아주 신선한 맛으로 지금 다시 먹고 싶을 만큼 맛있었다. 사실 다음코스부터는 별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잊을 수 없는 맛은 가기 전부터 먹고 싶다고 노래하던 음식으로 EBS여행 프로그램 시드니 편에 나온 Boiling Crab이다. 영상에서 보니 손으로 식탁에 뿌려진 음식을 집어 와구와구 먹는 것을 침을 흘리며 봤고 아이에게 이 음식은 꼭 먹어보고 싶다고 부탁했다. 드디어 찾아간 집에서 영상과 같이 눈앞에서 그릇 없이 그대로 부어버리는 음식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고 밥도 비벼먹을 수 있다. 가격을 보고도 눈이 휘둥그래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장 최고로 맛있고 가성비 좋은 것을 고르라면
너무 비싼 음식값이 줄여보고자 잘 하지 않는 요리를 하려
한인마트에서 장을 봐서 내가 직접 만들어 먹은
새빨간 색을 자랑하는
밥이 꼴딱꼴딱 넘어가는
김치찌개!
삼겹살과 불닭볶음면은 서비스^^
가장 잊을 수 없는 식사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