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영취산의 비애(悲哀)

칼과 복숭아를 든 문지기

by 갑비

통도사는 승려자장이 646년 신라의 토속신앙이었던 용(龍)신앙과 싸우고 그 자리에 세운 절이다. 지금도 그 터에는 연못이 있고 그때 그 용이 통도사를 보호해 준다는 가설을 만들어 전승해오고 있다.

고대 原신라의 종교는 토속신앙이었다. 통일신라의 불교가 국교가 되면서 권력지배층이 본래신앙을 버리고 불교와 야합하자 (舊)신라의 전통세력은 신라를 떠나 해(渡海)해 버렸다.


통도사에는 영산전이 있고 벽화로 그려진 견탑품에서 다보와 석가는 다정하고 고매한 법담을 나눈다. 통도사의 상전으로 승려와 신도들의 존숭을 받으며 지금까지도 쌀과 시주금이 마르지 않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한편, 통도사 입구문옆에는 가람각이라는 수호신각이 세워져 있다.

불교계통의 불보살이나 신장이 아닌 민간신앙의 신상이다. 슬프게도 이 양반이 통도사의 문지기다.

칼을 곧추세우고 복숭아를 들고 삼면육수(三面六手)로서, 귀신의 공격으로부터 사찰의 화마(火魔)와 안전을 수호하고 있는 신위는 호가람성신지위(密護伽藍聖神之位)다.

영취산 이름을 영축산으로 바꾸면서도 사찰을 지켜달라는 기도는 불보살이 아니라 터신에게 하고 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토속의 구역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차원은 다중이고 대응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