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아버지
p 씨는 못내 서운해한다. 누구한테?
자기 아들한테... 그 와이프가 슬쩍 말해준다.
"지금 쓰는 휴대폰이 낡아서 교체하고 싶어 하는데... 아들이 좀 해줄 줄 알았는데 말이 없다"가 이유였다.
p 씨의 아들은 대기업 차장으로 아직도 부모와 같이 살고 있다. 생각만 내면 아빠 폰 정도는 선 듯 바꿔줄 만할 형편인데 왜 모른 척하는 걸까? 그야 알 수 없는 게 사람 맘이다.
그래도 듣자니 필자가 부아가 났다.
p 씨의 인생을 알기에다. p 씨는 24살 때부터 어머니와 어린 동생 두 명을 부양했다. 사연은 그 이의 아버지가 젊은 가시나와 바람이 나서 본가를 팽개치고 지방으로 돌아다녔다.
기가 막힌 건 그런 무책임한 아버지인데도 한두 번씩 전화가 와서는 돈을 송금하라고 연락이 오곤 했다. 젊을 때부터 선량하고 검소했던 p 씨는 몇 푼 모은 돈을 부쳤다.
그런 아빠의 통사(痛史)를 안다면, 그 아들놈이 그럴 수는 없으니 화가 났다. p 씨 와이프에게 "왜 속으로 꿍하고 있으시냐? 아들 불러다 휴대폰 사달라고 해라" 하니... 씁쓸하게 웃는다.
"자식이... 자식이란 게... 어려워요. 어떻게 사달라고 돈 달라고 해요" 한다.
삼사십 년 키워놓고도 아직도 밥해먹이고 빨래해주고 있으면서도 그 말을 못 한다.
p 씨의 아버지는 밥상머리에서도 비위에 거슬리면 숟가락을 머리통에 박아 피가 솟구치게 했다. 그런 패기는 하나도 배우지 못했나 보다.
실의에 찬 p 씨가 겨우 한다는 말이
"부모덕이 없는 놈이 자식덕이 있겠어... "
ㅎㅎ 환장할 일이다.
*신촌에 있는 퓨전일식 식당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