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선수가 주는 울림

by 하나둘셋

퇴직 후에 친해진 친구가 있다. 친구는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었는데 몇 년 새에 괄목할 성장을 했다. 친구는 내게 자신이 해결한 엄청난 일, 자신을 따르는 후배, 회사 내에서 구가하고 있는 자신의 인기를 줄곧 얘기했다. 정확한 워딩도 기억한다. "내가 회사에서 제일 인기 많아요. 다들 나를 좋아해요." 놀라웠다. 업무 능력은 잘 모르지만 평이 안 좋은 편에 속하는 친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년 후 내가 재입사를 하게 됐다. 들어가서 본 상황은 친구가 했던 말과 180도 달랐다. 관리자로서 필요한 역량도 한참 달렸고 그에서 파생된 문제겠지만 팀원들의 원망도 건너 건너 누구나 알 정도로 대단했다. 친구가 내게 거짓말을 했나 싶었지만 관찰해 보니 친구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그것을 확대 해석해서 전부라고 생각하는 성향을 갖고 있었다. 며칠 전에는 팀원과 소리 지르며 싸웠지만 그건 다 잊고 방금 탕비실에서 그 팀원과 웃으며 인사한 것만 애틋한 식이다.


그렇다 보니 친구는 직원으로서도 관리자로서도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도 발전이 없다. 뒤에서 직원들이 나를 두고 "정말 그 사람이랑 친한 사이야? 그럴 리가 없잖아. 아닐 거야. 그 사람이 그냥 일방적으로 달라붙는 걸 거야."라고 한다는 얘기까지 들려왔지만, 그게 신경 쓰여서 그 친구와 (심정적으로) 멀어진 건 아니다. 발전과 성장에 대한 열망이 없는 사람은 매력이 없다. 서로를 자극하고 울림을 주지 못하는 친구를 존중하기는 어렵다. 그러한 사귐이 즐거울 리도 없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 김민재를 좋아한다. 그런데 김민재는 2024 시즌에 새로 영입된 투헬 감독과 잘 안 맞았다. 출전 기회가 줄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졌고 어쩌다 출전을 하면 결정적 실수를 하는 일이 이어졌다. 투헬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김민재가 "탐욕스러웠다", "잘못된 위치에 있었다", "또 욕심을 부렸다"'라고 하며 노골적이고 공개적으로 김민재를 비난했고, 투헬 감독의 이러한 말들은 곧장 기사화되고 시즌이 끝나면 김민재는 팀에서 방출될 거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팬으로서 김민재 선수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시즌이 끝난 후 김민재의 인터뷰가 나왔다.


김민재는 투헬 감독의 비판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내가 완전한 확신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기를 하는 동안 주저한 순간이 많았다. 내가 감독님의 요구사항을 더 충족시켰어야 했는데 그걸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난 이해한다. 선수로서 나는 경기장 위에서 내가 잘하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무엇을 보여주었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무엇이 필요했는지. 내가 언제 실수했고, 어떤 약점을 보였는지 그것들로부터 배우는 게 더 중요하다. 선수로서 높은 수준에서 경쟁하려면 이 모든 것을 잘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시즌에 난 더욱 강해질 것이다.”라고 답했다.


감동이었다. 나도 김민재 선수처럼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배우고 한발 더 나아가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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