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를 꿈꿨던 ETF의 몰락
2024년 어느 평범한 날, 증권사로부터 갑자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메시지 내용은 보유한 ETF가 상장 폐지 예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주식 투자 여정에서 한 번쯤은 경험한다는 상장 폐지. 그러나 개별 주식보다 안전하다고 여겼던 ETF에서 상장 폐지를 겪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혁신을 지향하는 문샷 프로젝트를 꿈꾸다 점차 현실과 타협하게 됩니다. 그만큼 성공 확률이 낮지만 성과가 크기에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2021년 팬데믹으로 기술주가 폭등하고 기대감이 충만하던 때, 2020년 말 등장했던 Moonshot Innovators ETF(티커 MOON)은 압도적인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S&P Kensho Moonshots 인덱스를 추종하는 상품이었는데, 이 인덱스는 AI 분석을 통해 혁신 성향의 기업들을 자동으로 선정하는 것이 방식입니다. 이름 그대로 미래 테마지만 초기 상태인 기술 기업들로, 최근의 예로는 로켓랩 (Rocket lab) 같은 기업입니다. 주가 추이는 예상했듯이 21년 초 정점을 끝으로 거품이 사라졌고 유례없는 금리 인상기 중소형 기술주의 폭락과 함께 달나라 여행은 불발되었습니다.
상장 폐지가 되면 휴지 조각이 되어 가치가 사라지는 개별 주식과 달리 ETF의 상장 폐지는 보유 중인 주식들의 현재 가치가 유지되므로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손해 보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ETF는 거래량 저조가 주요 상장 폐지 원인이므로, 청산 시점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결국 대부분 손실 상태에 원치 않는 강제 손절을 하게 되며 손실을 확정하게 됩니다. 해외 ETF는 양도 소득세를 위한 손익 통산을 고려해야 하는데, 계획에 없던 갑작스러운 손실이 확정되어 연간 손익 계획에 차질이 발생합니다. 매도하려던 수익권의 해외 주식이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ETF 청산 전에는 가격 변동이 크고 거래가 활발해집니다.
ETF 상장 폐지를 위해서 개인 보유자는 아무 조치를 안 하고 입금만 기다리면 됩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매매 중단 전까지 기존에 없던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필자는 주간에 해당 메시지를 받고 바로 증권 앱을 확인했습니다. 미국 장이 열리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가격 대비 급등한 가격에 평소와 다른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싸게 사서 시세 차액을 노리려는 사람들의 수요인지 모르겠지만 한동안 높은 가격군에서 눈치 싸움 하듯 다양한 호가로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다 시일이 지날수록 가격도 거래량도 점차 낮아졌고 예정일까지 매도하지 못한 남은 수량은 자동으로 청산에 맡겨지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손실을 만회하고자 한다면 그냥 기다리지 말고 상폐 전까지 적극적으로 트레이딩에 참여하자”
지금은 ETF 전성시대입니다. 과거 펀드와 비교하면 ETF는 너무나도 편리한 투자 발명품입니다. 하지만 각종 테마별 상품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나오고 있고, 배분율이나 커버드콜 주기 등으로 운영 방식별 상품에 심지어 인기 개별 주식별 특화 상품 등 너무 많은 신규 상품들이 경쟁적으로 고객을 유혹합니다. 과연 이 모든 상품들이 신경 써서 지속적으로 잘 운영할지 걱정됩니다. 장기 투자를 원한다면 지속 가능성 측면을 고려해 ETF 상품을 선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