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의 내가 만나는 방법
쉬지 않고 읽고 쓰는 이유
활자 중독이라고 할 수준은 아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무언가를 읽고 있다.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읽을 책은 항상 소지하고 있고, 출근길에 나눠주는 신문이나 구청 소식지도 즐겨 읽는다. 전단지와 팸플릿도 정독해야 속이 시원하고, 지나가다 보이는 현수막, 벽면이나 전봇대에 붙은 광고지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렇게 알게 되는 행사나 지식도 쏠쏠하다.(공무원 시험이 열풍이던 시절, 맥도날드 광고 포스터에서 우연히 본 단어가 국어 문제에 나와서 맞춘 적도 있다) 특히 차 타고 가면서 음식점 간판은 기가 막히게 캐치한다.
어쨌든 책을 통해 주로 충전을 하다 보니 다 읽은 책은 제법 되는데 모두 서평을 쓰기엔 시간도 능력도 부족하여 간단하게나마 감상을 남겨두고 있다.
책 속 이야기를 나에게 투영해 본다. 나는 그럴 때 어떻게 했었나? 모른 척해왔던 모습들이 정말 나랑 상관없다고 할 수 있을까?
후회되는 것도 있지만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다고 평가도 해본다. 그리고 내일은 조금 더 나은 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감정을 치유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하며, 꿈꾸는 미래에 가까워질 수 있게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이 글쓰기의 힘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 돈이 많든 적든, 시간이 많든 적든 누구나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글쓰기였다.
학창 시절 끄적였던 일기장,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편지는 몇 번의 이사와 결혼하는 과정에서 없어졌다. 그래서 종이 대신 썼던 다음 블로그는 오랜만에 접속했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메일도 일부러 블로그로 옮긴 후 삭제했는데 이럴 수가..
육아를 하며 세상과 거리를 두느라 종료안내와 백업하라는 메일을 확인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나의 2~30대 시간 속 가장 깊은 층에 메울 수 없는 구멍이 생겼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건 절대 아니지만 생각할수록 안타깝다.
한창 방황할 때 과거의 상처를 들추며 스스로에게 화살을 쏘지 말라는 글을 보고는 다음 블로그에 봉인해둔 것이었다. 어디에 얘기하지도 못할 날 것 그대로의 감정들, 숨기고 싶은 기억들이 수두룩 했지만 가끔 읽어보며 스스로 위로 받기도 했기에 슬퍼서 눈물이 난다. 점점 기억력도 나빠지고 있는데 흑흑.. 다시 글을 쓰는 수밖에. 이제는 남에게 보여도 될 조금은 성숙한 글을 말이다. 그럴 수 있도록 내면을 채우기 위해 오늘도 책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