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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을 잃지 않는 법

『지식편의점 : 생각하는 인간 편』을 읽고

by 스마일쭈

요즘 새로운 밥 친구가 생겼다. 바로 유튜브 '라플위클리 토크'이다. 믿고 보는 이동진 평론가님과 안현모 님,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님의 조합이 신선하면서도 의외로 케미가 좋았다. 신박하고도 현란한 지식과 언어의 향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는데 10회 방송 후 잠시 정비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아쉽지만 더 좋은 콘텐츠를 위해서 기다릴게요~~

모든 회차가 생각할 거리를 주지만 특히 8화 '히어로와 빌런' 편이 인상적이었다.

남을 헤치려는 악의가 없더라도 무지가 때론 악일 수 있다는 것. 특히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소개하면서 인용한 유대계 작가 프리모 레비의 말이 깊은 울림을 주었다. "괴물이 무서운 게 아니다. 정말로 무서운 건 질문하지 않고 지시받은 바를 고스란히 따를 수 있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할 때 인문학을 찾게 된다. 다행히도 대학시절 사회과학을 전공한 덕분에 철학, 역사, 정치, 경제, 법, 심리 등 각 분야를 얕지만 두루 배울 수 있었다. 졸업 후에도 나의 시각이 편협하게 느껴질 때, 혹은 교양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종종 인문학 책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고전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고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으면 요약해서 소개해 주는 책을 읽는다.
이 책도 플라톤부터 유발 하라리까지 필독서라고 추천되는 고전을 쉽게 풀이한 책이다. 목차만 봐도 대단한 책들이었는데 한 권도 완독 하진 못했지만 내용은 친숙했다. 정확히는 시도는 해보았으나 끝까지 읽을 수는 없어서 강의로 보았던 책들.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현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신기하게도 저자들이 살았던 시대와 요즘 사회 문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왕이나 귀족이 아닌 돈에 의한 신분으로 바뀐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선조들께서 처절한 투쟁으로 자유와 평등을 이뤄냈는데 우리는 이를 너무도 당연한 듯 누리면서 개인의, 가정의, 그리고 자국의 이익만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지막 장인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을 보니 전 우주를 놓고 볼 때 작고도 작은 지구에 살면서 아등바등 경쟁하고 싸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이러다 다 죽어~~"

점점 더 상식이 통하지 않고, 무례와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결국은 다 같이 잘 살아야 하고, 인간답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나부터라도 쉽게 욱하거나 인간성을 잃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내 경우엔 자극적이진 않지만 마음을 자라게 하는 것들을 가까이하면 된다. 책, 그림, 음악, 꽃, 자연 그리고 아이들. 이 책의 목차 중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이번에도 100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괜찮다. 두고두고 읽다 보면 언젠가는 다 읽게 되겠지. 꼭 완독 할 필요도 없다. 이미 좋은 책이라는 건 마음 깊이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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