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 기행

따스함 찾아서

by 상민

습관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본능도 반복된 행위이니 습관으로 보자면, 모든 인간은 습관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아니 그건 동물도 다 하는 거예요!”, 나로서는 북풍이 불어오면 으레 해왔던 것이 있어 서로의 습관을 나열해 보면 어떨까 했지만, ‘습관이 없는 사람도 있겠구나’ 하면 그만 아니겠나.




가을과 겨울, 따스움이 걷히고 한기가 느껴지는 그런 시기, 남들은 붕어빵에 여념이 없지만, 나는 ‘오뎅’을 찾곤 한다. 오뎅이 외래어여서 ‘어묵’이라 써야 옳지만, 오뎅이 길바닥에 나앉아 끈적이는 간장 종지를 들추는 모습과 뭔가 더 잘 어울린다. 그런데 아직 덜 추워서 그런가, 오뎅을 파는 곳이 잘 없다. 사람이 북적이고, 고층 빌딩에 화려한 빛이 더 밝게 들어오면 오뎅을 잘 팔지 않는 것 같다. 어디론가 숨어있는 게 분명하다.




30분을 넘게 길거리를 배회했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 분명 광화문 청진상점가 골목에 무슨 방앗간이란 분식집이 있었는데, 없어지고 버터 냄새 가득한 디저트 가게가 대뜸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이 골목은 좀 춥네’, 이젠 오뎅을 각오하고 찾아 먹어야 하나, 아쉬우면서도 오뎅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젠 그리 많지 않음을 직감하곤 ‘에잇!’ 외마디와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고종 즉위 30주년 기념물 앞에서 보행 신호를 기다렸다. 입맛을 쩝쩝 다시던 차, 회초리인지 뭔지를 들고 허공에 손을 휘저으며 훈계하는 할머니를 봤다. 이 할머니도 화가 난 것이다. 왜 오뎅을 팔지 않는 것인가, 이 노른자위 땅에 어찌 오뎅을 파는 가게 하나 없다는 말이냐, 이 쌀쌀한 날씨에 누구 얼어 죽일 일이 있느냐, 나는 입을 쭉 내밀었고 노파는 손을 쭉 뻗어 오뎅이 없음에 조용히 한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