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이후의 턴
"인간시장"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든 밀리언셀러 작가 김홍신.
그는 화려한 말솜씨로 방송계를 종횡무진하고 국회의원까지 지냈지만,
69세의 나이에 인생을 돌아보며 꺼낸 단어는 다름 아닌 '참회'였습니다.
불교에서 '참회'는 태어나 지금까지 지은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행위입니다.
김홍신 작가는 "남을 질투한 것도 허물이고, 남이 나를 질투하게 한 것도 허물이다.
부모님께 효도 덜 한 것도 잘못이고, 부모님 속 아프게 한 것도 잘못이다.
그런 걸 참회하면 맑아지고 편해진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그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남편에게, 아이에게, 가족들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준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나를 이해해줄 거야' 하며 무심코 넘겼던 일들이 이제 와서야 미안함으로 다가와 울컥했습니다.
'참회'와 비슷한 의미로, 그리스도교에서는 '회개'라는 표현을 씁니다.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는 것입니다.
오늘 강론 시간, 신부님께서는 "왜 우리 마음이 평화롭지 못한지 아세요?"라고 물으셨습니다.
답은 간단했습니다.
자신의 잘못은 보지 못하고, 남의 잘못만 보기 때문이라고요.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여기고, 조금이라도 다르면 쉽게 탓하고 미워하는 옹졸한 마음 때문이라고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기보다는 제 생각만 옳다고 우겼던 적이 있습니다.
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말과 행동들이 떠오릅니다.
심지어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망각이라는 이름으로 덮어버린 잘못들은 얼마나 많을까요?
곰곰히 나를 돌아보는 침묵의 시간.
참회의 마음으로 울컥하는 순간, 제 마음속 어둠이 조금씩 걷히는 듯했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스며들면서 모든 것에 조금씩 너그러워지는 자신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미안한 마음을 제대로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후회하고 슬퍼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제 태도와 행동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할 때, 제 주변 사람들도 서서히 따뜻해질 테니까요.
페르시아 조로아스터 경전에 나오는 여섯 가지 참회의 기도문은 제 마음을 울립니다.
'내가 생각해야만 했는데도 생각하지 않은 것과
말해야만 했는데도 말하지 않은 것과
행동해야만 했는데도 행하지 않은 것.
그리고
내가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생각한 것과
말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말한 것.
행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행한 것.
그 모든 것을 용서하소서.'
이 짧은 기도문은 제 지난날의 모든 순간들과 지금을 관통하는 듯했습니다.
참회는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과정이며, 진정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입니다.
마흔을 넘어서야 깨달은 또 하나의 진리,
'참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