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시간

by 모든일은잘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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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셀 문화와 심리를 파훼하며 현 시대의 심각한 문제를 조명한다. 특히 원테이크 촬영기법으로 몰입도를 높인 것이 그 공간에 있는 듯한 현실감을 부어 직면한 문제에 날카롭게 질문한다.


SNS를 통해 축적된 무분별한 정보가 어떻게 접해지고 내면화되어 왜곡된 가치관이 형성되는지, 제이미로 대표된 인셀 문화에 빠진 청소년들의 복잡한 내면을 그들의 SNS와 학교, 심리상담을 통해 해부하듯 목격하고 경악하고 좌절을 느낀다. 혼자 또 같이 모여도 하나의 테이블에는 각자의 세계가 묵언으로 펼쳐져있는 요즘 시대에 수많은 네트워킹을 통해 단절과 고립은 더더욱 공고하게 구축이 된다.


혐오와 사랑의 모순된 심리, 자기 혐오에 비롯된 폭력성, 세대 간의 믿음과 소통 부족, 온라인에서 형성되는 위험한 반향실과 사이버 불링, 잘못 세워진 왜곡된 성관념과 젠더 고정관념 등 복합적 사회 문제를 따라가면 공고하게 올려진 그들의 문화 속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폭력적 언어와 행동을 정상화하고, 어떻게 타인을 혐오하거나 공격하는 것이 정당화하고 영웅시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강약약강의 초라한 남성성을 조롱하듯이 바라보지만, 그들의 세계에서는 하나의 영웅일 것이다. 덩치가 큰 남성 앞에서는 기어가는 목소리지만, 친절한 여성에게는 잘못 배운 남성성을 허세가득 어필하려고 한다. 여성을 혐오하지만, 또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어한다. 예쁘고 인기있는 여성은 못 넘어 볼 산이고 걸레로 애써 치부하지만, 동시에 상처받은 그 여성은 내가 사랑을 주고 다시 받을 수 있는, 쟁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내면의 삐뚤어짐을 복기한다. 그러나 잘못 세워진 고립 속에서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은, 나를 그 안에 밀어 넣은 외부의 탓일 것이다.


더하여 세대가 변하고 세상이 변함에 있어 현대의 부모 세대가 과거의 방식대로 자녀를 대하는 것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는 냉혹한 현실을 말한다. 어짜피 부모와 같이 앉은 그 테이블에서도 오늘의 부모들 또한 내 손안의 작은 세계를 찾지 않는가. 무언가를 놓친 잘못의 결과가 괴로움으로 잊혀지기도 어렵게, 박제되버린 과거는 다시 SNS을 통해 현실로 끌어올려진다.


끊김없이 한 눈에 펼쳐 준 참 잔혹한, 슬픈 현실의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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