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스트레이 키즈)
중동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아랍어 중 '카르마'가 있다.
아랍에서 '카르마'는 보통 인과응보의 의미로 쓰인다. 누가 다른 사람을 곤경에 처하게 하거나 못되게 행동하면 '쟤 나중에 저렇게 행동한 거 다 자기한테 돌아와' (That's going to be his/her karma)라는 식으로 쓴다.
2025 MAMA 시상식에서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가 대상을 탔다.
스트레이 키즈가 이번 MAMA에서 대상을 탄 앨범의 이름이 karma이다. 검색해 보니 스트레이 키즈는 카르마를 다르게 해석했다.
한국인 아티스트로서 빌보드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스트레이 키즈는 카르마를 외부 시선과 내면에 어떤 갈등이 있든 현재의 노력이 쌓이면 내일의 성공으로 돌아온다고 믿는 태도로 해석했다,
중동에선 카르마를 부정적인 의미로
스트레이 키즈는 카르마를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했다.
난 살면서 이 2가지 의미의 카르마를 다 경험해 본 것 같다.
1) 나는 10년간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면서 중학교를 예술중학교를 나왔다.
예술중학교에선 중간고사, 기말고사와 더불어 매 학기 1회씩 실기시험도 치렀었다.
예술중학교 1학년 첫 실기시험을 보기 전, 친구들과 대화할 때 틈만 나면 내뱉던 말이 있었다.
이러다 첫 실기시험 꼴등하겠지
(왜 그런 말을 내뱉고 다녔는지 스스로도 지금까지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 진짜로 예술중학교 첫 실기시험에서 꼴등을 했다.
2) 음대를 다닐 때, 친했던 선배 언니가 이런 말들 한 적이 있다.
난 사실 음악가보다 유치원 교사 하고 싶은데, 이미 음대에 입학했으니 다른 걸 하긴 늦은 거겠지."
그때 나는 속으로 이렇게 막연히 생각했다.
나도 음대생이지만 음악만 전공하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해. 마음먹으면 음악 말고 다른 분야도 해볼 수 있는 가능성이 내게 있어"
그런 생각을 늘 품고 살다가 음대 졸업 후 5년 뒤,
대학 전공인 음악과 다른 분야인 외항사 승무원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정말 내가 말한 것, 생각한 것 그대로 내 현실로 돌아왔다.
이게 카르마 아니고 뭔가!
작년 초에 특별한 결혼식에 다녀왔다.
웨딩홀이 아닌 갤러리에서 진행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신랑 신부가 서로의 연애사를 직접 담은 사진과 셀프 웨딩사진을 전시한
사진전 + 결혼식의 형태로 진행된 결혼식이었다.
모든 결혼식은 신랑 신부의 고민과 정성이 가득 담겨있지만, 이 결혼식은 신랑 신부의 정성이 진득하게 기억에 남았다.
결혼식이 끝나고 다 같이 식사를 하다가 이 결혼식의 신부와 10년 정도의 인연을 간직한 친구로부터 들었다.
"OO (이)가 예전에 자신의 결혼식을 사진전처럼 진행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어."
오래전 꿈꿨던 결혼식의 로망을 이룬 친구처럼.
스트레이 키즈가 해외에서의 인기와 성공에 비해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다가 결국 2025 MAMA에서 대상을 받게 된 것처럼.
2026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든 말과 생각을 다스리며
스트레이 키즈의 Ceremony의 가사처럼 good karma를 경험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