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나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가 되기를

코로나 팬데믹이 승무원에게 가르쳐 준 것

by 비행하는 피리

승무원은 SNS에 재미붙이기 좋은 직업이라 생각한다.

유니폼을 입고,다양한 나라에 방문하면서 사진 찍을 거리가 많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승무원 일을 1년 동안 강제로 쉬어야 했던 시절, SNS 게시물이 거의 없었다.

타의로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된 것도 모자라 SNS에 올릴 거리가 눈에 띄게 사라지게 된 것이 왠지 억울했다. 직업이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SNS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게 서글프고 충격적이었다.




반면, 나와 같이 일을 쉬게 된 승무원 동료들 중 어떤 이들은 달랐다.

비록 예전처럼 해외 여행을 하고 유니폼 입는 화려한 모습의 사진은 아닐지라도 일상의 소소한 행복,재미의 사진을 활발히 올리고 있었다. 그들도 나와 같이 진로에 대한 불안과 괴로움이 있었지만 당당하고, 밝은 일상의 모습을 살아내려 노력하고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직업은 내 일부이지 내 자아 전체가 되면 안 되겠구나.


코로나 전에는 유니폼을 입으면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어깨가 으쓱해지고 더 당당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기약 없이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되고, 영영 이 일을 다시 못하게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자 많이 움츠러들었다. 내 잘못이 아닌 일로 인해 일어난 일로 움츠러들어야 하는 게 억울했다.


점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승무원 유니폼을 더 이상 입지 못하더라도 유니폼을 입었을 때와 동일한 당당함, 자신감을 계속 갖고 살고 싶다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이런 시간이 있은 이후 1년 뒤, 다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고 승진까지 경험했다


이젠 유니폼을 입었을 때 어깨에 과한 힘이 들어가거나 도도해지지 않도록 조심하려 한다.


블로그를 시작으로 브런치스토리까지 글쓰기를 계속 해 나가는 이유 중 하나도 직업이 내 일상의 100프로를 차지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직업이 내 삶의 전부가 아닌

일부인 사람이 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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