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bin May 16. 2024

미국대학 Art 전공, 적응 완료

첫 작품 전시

미국 Community College에 Art 전공으로 올해 2월 입학하였다. 첫 학기는 3개의 전공수업, 1개의 영어 수업으로 수강 중이다. Art, 말 그대로 예술 전공이라 한국으로 생각하면 미대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Drawing, 2D, 3D 클래스를 듣는 중이다. Drawing 클래스는 일주일에 2번, 크고 무거운 스케치북과 드로잉 보드를 들고 다녀야 하고, 2D 클래스는 매주 새로운 과제가 주어져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작업이 필요한 수업이고, 3D 클래스는 아이디어 스케치, 과정, 완성으로 3주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야 했다.

미술, 예술에 대해 좋아하긴 했지만 이렇게 주어지는 과제와 처음 접해보는 디자인 용어들로 솔직히 적응 기간에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한 번은 울면서 과제를 한 적도 있다. 매일 저녁 하던 스트레칭도 못 할 정도로 집에 오면 바로 과제를 하고, 겨우 씻고 새벽에 잠에 드는 일이 2달 정도 지속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다른 생각은 전혀 못하고 과제만 생각해야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니 학교에도 적응하고, 수업에도 완벽 적응하면서 점점 여유로워지기 시작했다. 매주 주어지는 과제에 시간을 어떻게 분배해서 어떻게 기한 내에 완료해야 하는지 머리로 계산이 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자기 전에 스트레칭도 할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생겼다. 이제 학기가 끝나가는 시기라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한 학기 동안 모든 수업의 과제를 단 한 번도 밀리지 않았고, 매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내 마음에 들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없어서 맘에 들지 않아도 대부분 제출은 했던 것 같다. 그중에 한 작품이 3D 수업에서 했던 '이쑤시개로 건물 만들기' 과제였다. 사실 첫 과제였어서 의욕이 넘쳤던 것 같기도 하다. 다이소에서 이쑤시개 2통을 사 거대한 이쑤시개 건물을 만들었다. 완성시키는데 2주는 걸렸던 것 같다. 그런데 나도 그런 과제는 처음 해보는지라 생각만큼 완벽하게 나오진 않았지만 시간이 없어 그냥 제출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정말 운이 좋게도 교수님이 정말 좋게 봐주셨고, 5월에 학교에서 열리는 '학생 전시회'에 전시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완벽하지 않아도 정성이 많이 들어가서 그 점을 좋게 봐주셨나 보다. 그렇게 기분 좋은 피드백을 받고, 드디어 5월이 되어 교수님이 다시 한번 전시회 작품 제출에 대한 안내를 따로 해주셨고, 작품을 전시하게 되었다. 작품을 학교에 가져가는 과정, 전시회에 제출하려고 영수증을 쓰는 과정 모두 나에게는 처음 겪는 일이었고, 정말 뿌듯했다. 그리고 마침내 전시회가 열렸고 내 작품을 학생 전시회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Art 전공의 모든 수업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보았을 때, 같은 종류의 작품은 아니지만 정말 멋있고, 그 사이에 함께 전시되어 있는 나의 작품은 약간 '장난감스럽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작품들이 많았다(스스로 그 작품이 완벽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서 그런가). 하지만 그래도 자랑스러운 내 작품을 열심히 찍었고, 모든 작품들을 구경하고 전시회장을 빠져나오면서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보니, 난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그런데 교수님 덕분에 첫 학기에 학생 전시회에 작품도 전시해 보고, 누군가에게 나의 작품을 보여주고, 누군가 나의 작품을 보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전시회에는 학교 학생에 비해 정말 소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서 뭔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을 내가 해낸 것 같아서 정말 뿌듯하고 좋았다. 더 잘하고 싶어 졌고, 그래서 하나의 새로운 목표가 새로 생겼다. 다음 학기에는 무슨 수업을 들을지 모르겠지만, '매 학기 열리는 학생 전시회에 매번 나의 작품을 전시하자'라는 목표가 생겼다. 마지막으로 이번 학기의 파이널이 남긴 했지만 지금까지 나의 4과목 점수는 모두 A이며, 사실 욕심일지는 모르겠지만 학교를 다니는 동안 장학금을 받는 것 또한 목표이다. 이제 어느 정도 학교에 적응해서 다음 학기부터는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나 이 정도면 학교 잘 적응한 것 같죠?!

작가의 이전글 인생 노잼 시기가 아니라 평화로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