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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Mar 08. 2024

아주머니 그게 뭐예요?



 얼음새꽃이 피었을까? 궁금해서 이방산으로 갔다. 산을 오르는데 아주머니 두 분이 밭에 마주 앉아 있다. 밭에서 방금 캔듯한 작물이 가운데 쌓여 있다. 이제 막 싹을 틔우는 듯한 초록의 잎이 보였다. 전지가위로 덥수룩한  뿌리를 잘라 내고 있다.
그냥 지나치려던 나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그 옆에 주저앉았다.


아주머니! 그게 뭐여요?
정구지여!

구지를 왜 캐신거예요?
옮겨 심으려구.
전구지를 옮겨 심어요?
이잉, 구지는 한 번씩 옮겨 심어야 해.
왜요?
그래야 싹이 굵게 나와 안 그럼 비실하게 올라와.
몇 년에 한 번씩 옮겨 심어요?
한 3년마다  옮겨 심지.
그런 거예요? 그럼 저도 옮겨 심어야겠네요.
그란디 윤달이 끼인 해에는 옮기는 거 아녀.
아!  그래요?
지난해 옮겼어야 하는데 윤달이 껴서 시방 옮기는 거여!
그렇구나.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저 사진 한 장만 찍을게요.
사진은 뭣하러!
이런 좋은 정보는 소문을 내야 하거든요. 얼굴은 안 나오게 찍을게요.
샥시는 어디서 왔어?
전 청학동 가는 길에 있는 예치마을에서 왔어요.
아따! 멀리서 왔네. 그 먼 데서 여긴 뭣하러?
이방산에 얼음새꽃이랑 얼레지꽃이 피었나 궁금해서 보러 왔어요.
이잉! 그랬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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