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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Mar 05. 2024

돌담 길 따라 걷는 남사 예담촌 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육교를 건너서 정자가 있는 곳에 올라서면 한옥 마을 전경이 보인다.



육교 바로 아래에는  주창장이 있는데 차에서 내리면  이 씨 고가가 젤 먼저 눈에 들어온다. 150년이 넘은 이씨매화 나무가 마당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매화가 피기 시작하면 시진작가나 많은 사람들이 꽃을 보러 찾아온다.

한옥 카페를 운영하는 이곳은 손수 내려 주는 핸드드립 커피의 맛이 일품이다.

 


또 다른 볼거리는 주인장이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며 염제를 직접 구해서 염료를 만든다. 그 염료로  자연염색을 한 제품들을 볼 수 있다. 주말이면 자연염색한 스카프를 빨랫줄에 널어 전시해 놓는다. 바람에 나부끼며 하늘을 휘이훠이 나는 모습은 신비하기까지 하다. 자연이 가지고 있는 신비한 색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시 주차장을 건너 하씨 고택으로 가는 골목길로 들어 선다. 하  씨 고택에서 600년  수령이 넘은 감나무  지나면 최 씨 고택이 나온다.

 최 씨 고택  바깥 마당에 서 있는 두 그루의 나무는 멋진 조형물을 떠 올리게 한다.

이렇게 까지 몸통이 잘려 나갔음에도 살아내는 자연의 생명력 앞에 가슴이 뻐근해져 경의를 표했다.



대나무 숲이 아름다운 꽃자리 카페는 인생사진을 찍는 명소이기도 하다. 여러 종류의 차와 커피를 판매한다.



돌담 길 따라 꽃자리까지 걷다 보면 커다란 개울이

나온다. 개울  곳곳에 돌을  쌓아 놓은 풍경 또한  오후의 햇살과 어우러져  이색적이 풍경이다. 총총총 징검다리를 건너면 널찍한 주차장이 나온다. 그곳에는 키가 큰 그네가  있다. 그네를 타며 개울 건너 예담촌 마을을 둘러보며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날려 보내는 재미를 느껴 보시라.


주차장을 지나 야트막한 돌담을 따라 기산 국악당으로 들어섰다.



        

 대문을 들어서면 넓은 마당이 나오는데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기산 박현봉 선생님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이 건물은 선생님의 호를 따서 기산국악당이라 부른다. 오른쪽으로는 대형 북이 설치 되어 있다. 누구라도 칠 수 있게 개방해 놓았다. 쌓인 스트레스가 있다면 북을 치며 울려 퍼지는 북소리에 섞어 날려 보내는 경험을 해 보시길,

기산 국악당에서는 미리 예약을 하면 전통혼례도 올릴 수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풍물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기산국악당을 나와 이사제로 가는 길가에는 나무뿌리로 만든 조형물이 서 있다.

백두대간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는데 나는 왜 남 녀가 육체의 행위를 갈구하는 모습만 보이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이사제의 전경


  

이사제의 대문을 들어서서 왼쪽으로 보면 600년이 넘은 배롱나무 2그루가 있다. 그 아래에는 연못이 있다. 나무에 피어 있는 붉은 꽃의 자태도 아름답지만  물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꽃잎의 모습 또한  장관이다.

이사제 마루에 앉아 예담촌 마을을 둘러보라. 개울 건너 예담촌 마을과 그 너머의  부드러운 산 능선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풍광은 또 하나의 백미다.

배롱꽃이 필 무렵 다녀 가시기를




이어지는 개울 길을 따라 다리를 건너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주차장 길 건너에는 형태를 잃고 있는 물레방아가 있다. 그 물레방아는 남편이 귀촌 초창기, 그러니까 12년 전에 일당 8만 원을 받으며 손을 보탠 것이다.

남편은 망가져 가는 물레방아를 바라보며  아쉬운 듯 아련한 추억을 더듬고 있다.


  아름다운 마을 1호로 지정되어 있는 남사예담촌에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정겨운 마을이다.

따뜻한 봄 햇살을 받으며  한옥을 둘러싼  돌담 길을 걷다 보면 마음까지 녹아내리는 신비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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