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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할머니

by 작은거인


구름다리 위에서 남자아이가 화가 났어요.
내가 왜? 라고 물었어요.
아빠는 겁쟁이야! 아이가 팔짱을 끼며 입을 삐죽거렸어요.

아이 앞에는 어른 남자가 구름다리 난간을 꼭 잡고 걷고 있어요.

내가 말했어요.

할머니도 겁쟁인데 할머니 손 좀 잡아 줄래?

아이가 내 손을 꼭 잡았어요.

아이의 온기가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나는 아이에게 말했어요.

아빠가 이 구름다리가 무서운가 보다. 아빠, 무서워 하지마. 내가 있잖아! 하면서 아빠 손도 잡아 줄래?

아이가 내 손을 놓더니 아빠를 향해 달려갔어요.

아빠 손을 잡은 아이가 말했어요.

아빠! 괜찮아? 이제 안 무섭지? 이상한 할머니가 말했어.

아이 눈에 비친 나는 이상한 할머니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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