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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Mar 30. 2024

라오스로 떠나자



 달맞이 재능기부 모임의 회원들은 두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제품을 포장합니다.
 따로 작업할 공간이 없는 우리는 매번 한 회원의 집에 모여 작업을 합니다. 그때마다 집주인은 싫은 내색 없이 맛있는 점심을 제공합니다.  
어제는 두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제품을 포장하고 점심 먹고 회의를 하는 날입니다.
 어제는 집주인이 만들어준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늘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나라면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이거든요.
 



점심을 먹고 회의가 이어졌습니다.
지난번 모임에서는 천 생리대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 해 보기로 했습니다.
개선점은 샘 방지를 위해 방수천을 속에 넣어 보자는 의견이었지요.
 젊은 회원들이 사용해 본 후, 후기를 들었습니다.
전에는 혈흔이 새서 옷에 묻을까 늘 불안했는데 방수천을 넣으니 그럴 일이 없어 만족스럽다고 했습니다.
 


  다음은 필리핀에 있는 빈민가로  봉사를 다녀온 후, 다음 일정을 의논했습니다.
 조금 더 지속가능한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는 문제를 가지고 머리를 맞댔습니다. 논쟁은 뜨거웠습니다.


  생리대를 만들어 보내는 일은 일회성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정성스럽게 만들었지만 우리 손에서 떠나면 일회용으로 사용하거나 계속 사용하거나 하는 문제는 그들의 몫이다.
 

 일회성으로 끝난다면 우리가 하는 일이 너무 의미가 없다. 우리는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일을 보탤 뿐이다.

 개개인에게 천 생리대의 장점을 알릴 수는 없다. 하지만 일회용 생리대가 여자들의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왜 천 생리대를 사용해야 하는지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보자.
 


 세 번째는 몇몇 회원들이 필리핀 봉사 여행을 다녀온 후. 일회성으로 끝내지 말고 정기적으로 계획을 잡아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1년에 한 번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다음 봉사여행지로는 배로 물건을 보낼 수 없는 라오스로 정했지요. 비행기로 제품을 보낼 경우 우리 모임의 열악한 재정상태가 휘청거려  보내지 못하고 있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필리핀에서는 쌀과 과자 그리고 학용품과 장난감을 사서 나누어 주었어요. 경험이 없다 보니 모든 것이 서툴렀습니다.
 서툴렀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봉사여행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으니 치약과 칫솔을 나누어 주자.
위생교육 자체가 안되어 있는데 의미 없이 버려질 뿐이다.
비누를 나누어 주자. 우리가 계속해서 비누를 보내 주지 않으면 그것 또한 의미 없다.
 개개인에게 나누어 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것은 단 한 끼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상처에서 피가 나도 쓱 닦아내면 그만이더라는 한 회원의 말을 듣고 생각이 반짝 떠올랐습니다.

 그 마을에 있는 교회에 구급약을 준비해 주자. 의사의 처방이 없어도 되는 기본적인 약품을 가져가자. 마을 사람들이 아프거나 다치거나 할 때 교회에 와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자.
  

 긴 토론 끝에 우리는 지금부터 목적지를 정하고 그곳에 있는 선교사님과 의논하며 차근차근 준비해서 라오스로 떠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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