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일이 첩첩산중이다. 직장에 다니기 전에는 쭈그리고 앉아 호미로 흙을 콕콕 쪼아 가며 풀을 뽑았다. 이제는 그렇게 풀 뽑을 시간이 없어 제초매트를 깔기로 했다.
다양한 사이즈의 제초 매트는 70cm의 폭을 인터넷에서 구입했다.
우리 부부는 아침부터 부지런히 밭에 매트 깔고 고춧대를 박아 고추를 묶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윙윙윙' 헬리콥터 날아가는 소리가 났다.
나는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나 소리 나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여보! 우리 집에 벌 들어온다."
우리는 후다닥 벌통 앞으로 갔다.
숲을 덮고 하늘을 덮은 벌떼들이 우리 집에 비어 있는 벌통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금씩 날아들더니 순식간에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어디서 날아오는 걸까? 방향도 모르겠고 누구네 집 벌인지도 모른다. 어마어마한 벌떼들이 빈 벌통으로 날아들고 있다.
요즘 기상이온으로 인해 건강한 벌들은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그래서 남편도 벌 키우는 일을 잠시 쉬고 있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이렇게 세력이 좋은 벌이 우리 집으로 모였으니 분명 복이 떼로 들어오는 격이다.
'윙윙윙' 우리 집으로 들어오고 있다. 복이 떼를 지어 몰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