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투구 빼앗긴 지의류
이름 없는 병사들
계곡물 힘차게 흐르는 그곳
제 살 깎아 너른 터 내어준 그곳
통째로 파헤쳐진 뿌리에서
흘러내린 눈물 자리에
푸른 군복의 병사들
서릿발처럼 꼿꼿한 기개로 섰다
붉은 투구 영국 병정은 어디 가고
철모 하나 쓰지 못한 졸개들만
옹기종기 모여 보초를 선다
빨간 모자 쓰고 진급할 날은 멀어도
발밑 흙 한 줌 놓지 않는 그 모습
무늬뿐인 모자 따위 없으면 어떠랴
너희들이 서 있는 그곳이 바로 최전방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