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졌고 해가 빨리 지고 늦게 뜬다. 겨울이다. 괜스레 움츠러든다. 마음까지도 움츠러든다. 그렇게 겨울은 매년 돌아온다.
겨울을 두려워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난 이제 더 이상 겨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춥고 어두운 겨울도 잠시 머물렀다 지나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머무는 동안 기억에 담아도 좋을 아름다운 것들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픈 것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머무는 동안에도 분명 기억에 담아도 좋을 아름다운 것들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내가 두 눈을 가리고 부정해도 말이다.
감사하게도 추위에 떨고 있는 나에게 온기를 나눠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 온기가 꽁꽁 언 내 마음을 녹여 힘과 용기를 갖게 한다. 고통과 번뇌로 가득 차 있던 내 하루를 '할 수 있다'라는 희망으로 채워준다.
돌이켜보면 참 감사하다. 죽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속 아플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나아갈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좋은 하루하루를 보낼 것이다. 그리고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따뜻한 사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