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심리 코칭 일기 005

타로 카드로 배우는 책임감

by 릴리쓰

엊그제, 서울 청년센터 강서의 매니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기 너머 매니저는 조심스럽지만 명확하게 말했다.

“타로로 코칭을 하신다고요? 청년 대상 프로그램으로, 한 사람당 30분 정도로 해서 총 3시간 출장 가능할까요?”


나는 수락했고, 통화가 끝난 뒤 나의 마음가짐에 대해 오쇼 젠 타로 카드 한 장을 꺼내 보았다.

‘6. THE BURDEN’ 카드가 나왔다.

어깨 위에 화려한 깃털 모자를 쓴 사람을 업은 채, 무거운 발걸음으로 산을 오르는 인물.

그 모습에 나를 투영했다.





예전 같았으면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장면을 다르게 읽었다. 내가 자처한 책임감. 그리고 그 뒤의 달콤한 보상까지.

그 책임감의 무게는 어쩌면 나를 일으켜 세운 것들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서 ‘책임’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타인의 기대, 가족의 눈빛, 직장 속 역할, 나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완벽함까지.

한때 나는 그것들이 너무 무겁다고 느꼈고, 그 무게 때문에 종종 내 감정을 뭉개고 살았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도 그 책임들이 나를 무너뜨린 게 아니라

조금씩, 아주 천천히 일으켜 세워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책임은 짐이 될 수도 있지만,

제대로 마주하면 방향이 된다.



타로 심리 코칭을 해오며 나는 이 일이 가진 책임감을 수없이 되새겨 왔다.

사람의 마음을 다룬다는 건, 때로는 그 사람이 외면하고 싶었던 그림자를 함께 껴안는 일이기도 하다.

코칭을 받는 사람보다 코치인 내가 먼저 무너질까 두려워, 몇 번이고 스스로를 다잡은 날도 있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무게 덕분에 나는 더 단단해졌다.



카드를 펼칠 때마다 마주하는 건 상대방의 고민이 아니라, 그 사람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가능성이다.

그리고 나는 그 가능성의 등불을 함께 찾아주는 사람이다.

청년센터와의 협업은 내게는 또 첫 외부 강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들의 삶에 타로라는 이미지를 투사하도록 해서 그들의 안에는 이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이 충분하는 걸, 그리고 그 문제에 대한 답은 이미 그들의 내면에 있었다는 걸 인지시켜주는 일이다.

그리고 문제의 해결을 두려워하지 않는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돕는 일이기도 하다.



책임감을 짊어졌기에 보이는 시야가 있다.

카드 속 인물이 향하는 곳엔 높은 봉우리가 있다.

험한 바위길을 오르느라 풀린 눈을 하고 있던 인물이

문득 고개를 들어 본 정상에는 무지갯빛 풍경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아, 내가 짊어졌던 그 모든 무게가 결국 이 풍경을 보기 위한 것이었구나."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책임은 때때로 우리를 구속하는 족쇄처럼 느껴지지만,

그 책임을 스스로 선택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짐이 아니라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닻이 된다.



독자분들께 묻습니다.


혹시 지금, 어깨가 무겁다고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그 무게는 단지 ‘타인이 내게 맡겨둔 짐’일까요?

아마 당신의 성장을 이끄는 요인일지도 모릅니다.


책임을 짊어질 때 사람은 성장합니다. ‘어른’에 한 발짝 다가가는 거죠.

그러나 그 책임이 짐이 되느냐, 성장하기 위한 마중물이 되느냐는 바로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책임은 곧 내가 선택한 방향입니다.

그것을 믿고 걷는 모든 이들에게 오늘 이 카드가, 조용한 응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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