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년 동안 우울과 함께 살았다. 그것은 병명이었고, 그림자였으며, 때로는 또 다른 나였다. 왼쪽 손목과 목에 남은 수술 자국은 오래된 지문처럼 내 몸에 새겨져, 술 한 잔을 마셔도 다시 붉게 살아나 잔흔을 남겼다.
두 달 전, 우울증 극복 프로젝트라는 걸 시작했다. 프로젝트라고 하니 거창해 보이지만, 일상에 운동을 더하고 하루에 한 명씩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심리 상담을 받는 것 등이었다. 오늘이 우울증 극복 프로젝트 62일째 되는 날이다. 이 우울증 극복 프로젝트는 계속 성공적이었고, 두 달이 지나 내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타로 카드를 꺼내 일기를 써본다.
이번 주제에서 오쇼젠 타로의 6번,〈The Dream〉 카드를 마주했다. 카드 속 여인은 로맨틱한 환상의 연인을 그리워하지만, 현실의 그녀는 홀로 앉아 있다. 그 모습은 나와 닮아 있었다. ‘언젠가 행복할 나’를 꿈꾸면서도, 지금 이 자리에 주저앉아 있던 나.
하지만 카드는 묻는다.
“언제까지 꿈에만 머물 것인가? 지금 발밑의 삶을 사랑할 수는 없는가?”
그 질문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구원은 저 멀리 오는 것이 아니었다. 오늘, 여기서 내가 내디디는 작은 걸음 속에 있었다. 나는 다짐했다. “우울증에 빠지지 않게,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 그렇게 시작된 두 달은 빠르다면 빨랐고, 느리다면 느렸지만 분명한 건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거였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살아 있음에 감사했고, 술잔을 밀어내며 자해의 충동을 흘려보낼 수 있었다. 심리 상담실의 문을 두드리고, 일기장에 고백을 남기며, 아주 작은 희망을 붙잡았다.
여전히 우울의 그림자는 따라다닐 수도 있다. 우울증이란 정기적으로 발병하니까. 하지만 알았다. 우울은 내 일부일 뿐,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The Dream〉 속 카드를 통해 본 염원은 더 이상 희망고문이 아니었다. 그건 내 안의 별빛처럼 하루를 버텨내는 등불이 되었다. 현실을 살아내는 힘은 저 멀리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내가 행복하고자 하는 선택 속에 깃들어 있었다.
두 달 동안 나는 우울과 거리를 두었다. 길은 아직 멀지만, 나는 안다. 나는 환상만 좇는 여인이 아니라, 현실에 발을 딛고 꿈을 품었고, 결국 이뤄낼 거란 것을.
언젠가 이 걸음들이 모이면, 나는 더 이상 ‘두 달의 성공’이라 말하지 않을 것이다. 우울증 프로젝트는 이미 내 삶이 되어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