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ss Bo Dec 19. 2022

미국 회사 취업 (4) - 신분

어떻게 보면 가장 실질적이고 궁금해하던 내용일 수 있겠다. 본인이 미국 시민권자나 혹은 영주권자라면 이 글은 해당사항이 없다. 


나도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갔고 대학 다닐 때는 학생비자로 있었다. 미국 회사에 취업하려면 회사가 취업비자를 스폰해줘야 한다. 학교에서 아무리 열심히 하고 학점이 좋았어도 신분이 해결이 안 되면 미국에서 일할 수 없다. 내가 취업할 당시에는 작은 회사들은 외국인들의 취업비자를 스폰해주지 않았다. 그나마 대형 회계법인에서는 취업비자를 스폰해 주고 관련 법적 비용도 다 처리해 주었다. 회사가 클수록 이런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회계, 컴퓨터 계통 등 취업비자가 잘 나오는 산업군이 있다. 현실이 이렇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는 취업의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다.  


취업 비자가 없더라도 미국 대학교를 졸업하면 OPT (Optional Practical Training)로 졸업 후 1년 더 미국에서 체류할 수 있다.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분야를 전공했다면 OPT 기간은 3년이다) 나도 졸업하고 취업비자를 받기 전에 OPT 신분으로 몇 달 있었다. 취업비자 신청은 매년 3월에 들어가고 3월 마지막 날에 발표가 난다.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 불린다. 외국인 엄청 많다. 때문에 대체로 취업비자 신청자는 정해진 취업비자의 숫자보다 많다. 비자 선정은 무작위 로또 방식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운 좋게도 취업비자를 신청한 첫해에 받았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내가 취업할 때만 해도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터져서 취업시장이 얼어붙었다. 신규채용이 적었고, 당연히 외국인 취업자도 적었다. 그래서 경쟁도 적었을 것이다. 취업 시장은 박터졌지만, 취업 비자는 수월했다. 인생만사 새옹지마.) 


대기업은 해외에 지사가 많다. 첫해에 취업 비자를 받지 못해서 자국이나 캐나다 지사로 가서 1년을 더 기다려 그다음 해에 도전해서 취업비자를 받고 돌아온 사람도 봤다. 2번째까지 안되면 보통은 더 이상 진행하기가 힘든 것 같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긴 하다. 지인은 미국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해서 마이크로소프트 다녔는데 몇 년 동안 신분이 해결이 안 됐어서 회사의 캐나다 지사에서 몇 년을 근무하고 결국은 미국에 돌아왔다. 전에 회계법인에서도 신분 문제 때문에 케이만 아일랜드인가 바하마인가에서 몇 년 일했던 사람도 봤다.  


미국에서 취업하려면 미국 대학의 학위가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서울대, 연대, 고대가 인정받는다 해도 미국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래서 순위가 낮은 주립대라고 해도 미국 대학의 학위가 취업에 도움이 된다. 물론 산업군마다 조금은 다르다. 컴퓨터 계통은 워낙 학벌보다는 실력을 먼저 보기 때문에 본인이 영어 실력과 컴퓨터 실력이 좋다면 학교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미국 대학을 가면 취업에 유리한 점은 OPT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직을 하는 동안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또한 교수들과 인맥을 쌓고 취업에 조언을 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지에서 회사들과 직접 부딪치며 구직활동을 할 수 있다. 회사들이 근처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뽑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리하다. 이 마지막 이유가 미국에서 학위를 받으면 취업에 유리한 가장 큰 이유 같다. 


물론 미국 대학을 간다고 100% 취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들에게는 취업의 장벽은 높다. 그렇지만 한국 학위만을 갖고 도전하는 것보다는 여러모로 확률이 높기 때문에 주변 지인들이 조언을 구하면 위와 같이 얘기해준다. 


미국 회사 취업 얘기 끝! 더 궁금한 사항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본인은 이민 변호사가 아니기 때문에 위의 내용은 어떠한 형태의 법률자문도 아니고, 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미국 회사 취업 (3) - 인터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