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일종의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이 분야를 공부하는 나로서는 더욱 와닿고 흥분되는 일이다. 세상이 많이, 빨리 바뀔 것 같다.
gptGPT, LLM (large language model)에 대해서 할 말이 많지만 일단은 영어공부와 연관을 지어보고 싶다.
영어 글쓰기는 (writing) 매우 중요하다. 업무를 할 때는 거의 말하기 만큼,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하다. 외국 사업 파트너들과 서면으로,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것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즈니스 글쓰기는 정확성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이런 의도로 글을 썼지만 상대방은 다르게 이해할 여지를 주는 것은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아니고, 오해가 자칫하면 회사에 큰 손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 또한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어서 상대방의 표정이나 바디랭귀지를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이메일을 쓸 때의 톤(tone)도 중요하다. 나의 톤이 적절하지 않으면 읽는 사람이 기분이 상할 수도 있고, 심하게는 무례하고 무식하거나 성의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내가 미국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영어 이메일 쓰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나 소스는 거의 없었다. 다른 사람들 이메일을 읽고, 무작정 따라 하면서 엄청 스트레스받아가면서 배웠다. 요새는 서점에 가면 영어 이메일에 관한 책이 꽤 있다. 책이 나와있는 것을 봤을 때 '참 좋은 세상이 왔구나' 싶었는데. chatGPT는 차원이 다르다.
저번 글에서 영어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 연습을 많이 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었다. 이 얘기는 아직도 유효하다. 다만 영어 글쓰기 실력을 빠르게 향상하고, 당장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데 chatGPT를 활용할 수 있다!
영어 공부하기에 참 좋은 세상이 왔다.
영어 이메일
gmail에도 문장 완성 기능이 꽤 잘 돼있다. 나도 도움을 꽤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다. 하지만 chatGPT는 문구, 문장 완성의 수준이 아니다. chatGPT가 나왔을 때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일부러 이메일 몇 개를 쓰게 시켰다.
결과는... 아름다웠다.
이메일을 영어로 무미건조하게 딱 요점만 간단하게 쓰고 이 이메일이 맞는지 봐달라고 했다. 기가 막히게 고쳐놨다. 심지어 톤에 대해서는 feedback을 주지도 않았는데. 쓰는 표현이 적절하고, 공손하며 적당히 친숙했다 (friendly). 문법은 말할 것도 없고. 마치 사람이 쓴 것 같다. 어색한 구석이 없었다. 감탄할 뿐이다.
또 다른 테스트를 위해서 한글로 상황을 주고 영어 이메일을 써달라고 했다. 예를 들어, 지난 1년 동안 같이 일했지만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미국에 있는 협력사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다음 달에 미국에서 미팅을 잡기 위해서 가능한 날짜, 시간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영어로 써달라고 했다. 정말 잘 쓴다. 한국어로 요청해도 이렇게 영어 이메일을 기가 막히게 쓰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얼만전에 만난 미국인 지인도 이메일 쓰는데 chatGPT에 리뷰받고 보낸다고 한다. 미국인도 쓰는데, 말 다했다. 영어 이메일 쓸 일 있으면 무조건 쓰세요.
다만 걱정되는 건 chatGPT에 너무 의존해서 아예 영어 글쓰기 공부를 놓지 않기를. chatGPT에서 나온 결과가 뛰어나다 해도, 매번 100% 그럴 것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고, 내가 그 이메일을 읽고 톤까지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 chatGPT는 툴(tool)이고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은 '나'이다. 내가 뭘 보냈는지도 모른다면 창피한 일이고 무책임한 일이다.
chatGPT로 영어 이메일을 잘 쓰는 방법을 빠르게 터득할 수 있다. 이메일을 몇 개 쓰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문구들을 터득하게 되고, 이메일 형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그 형식을 쉽게 배울 수 있으며, 무엇보다 chatGPT가 쓰는 구체적인 표현들은 대부분 문법이 정확하고 사람들이 흔하게 쓰는 표현들이다. 이런 표현들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
내가 생각했을 때 영어 이메일을 가장 빨리 익히는 방법은 chatGPT다.
영어 글쓰기
영어 글쓰기는 내가 쓴 글에 대해서 feedback을 받는 게 중요한데, 한국에서는 좋은 선생님을 구하기가 어렵다. 구할 수 있겠지만 비싸다.
chatGPT의 도움을 받아보자.
내가 쓴 글을 올려서 첨삭해 달라고 요청한다. 1,2분 안에 결과가 나온다. 내가 쓴 글이 엉망진창이고 초등학생 수준이어도 창피할 필요 없다. 기계는 나를 판단하지 않는다.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전자레인지에 햇반 돌리는 것보다 빠르게 결과가 나온다. 내가 어디 부분이 틀렸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도 가르쳐 준다.
엄청 싸다. 난 유료버전을 쓰고 있어서 한 달에 미화 22불을 내고 있다. 공짜 버전의 글쓰기 실력이 어떤지는 모른다. 하지만 유료라도 한 달에 3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무제한으로 영어 글쓰기의 feedback을 받을 수 있다면 가성비 엄청 좋다는 생각이 든다.
이보다 더 좋은 영어 선생님이 어디에 있나..?
이제는 진짜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영어공부를 쉽게 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
최대한 누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