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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웬 플리크 Jun 09. 2021

얕고 넓은 재능 #0

서론







서론



    세상에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도시 전경을 헬리콥터에서 한번 훑어보고 기억만으로 도시의 장면을 모두 그리는 화가 스티븐 윌트셔 (Stephen Wiltshire)처럼 탄성을 자아내는 재능에서 아주 사소하지만 남들과는 조금 다른 재능까지 조금만 고게를 돌려보면 많이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런 재능들 보다는 조금 다른 성질의 재능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에밀리 와프닉 (Emilie Wapnick)이 지은 [모든 것이 되는 법]을 읽어보니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 더러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글은 정말 모든 것이 되고 싶은 듯이 이것저것을 시도해보고 이곳저곳을 다녀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욕심이 많은 것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쓸데없이 걱정이 많을 수도 있고 혹은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사방팔방 돌아다니는 탐험가일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고 믿는다. 물론 성격에 따라 개인 편차는 있겠지만. 


    1. 할 줄 아는 게 많고 아는 것이 많아서 어느 자리에 가도 벙어리처럼 있지 않을 자신이 있다. 

    2. 손재주가 좋거나 특정한 기술을 금방 터득해서 다른 사람들이 칭찬을 더러 해준다.

    3. 추진력이 좋아서 남들이 할까 말까 고민할 때 먼저 나서서 해본다.

    4.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즐기거나 원한다. 

    5. 지금까지 해온 일이나 그것을 위해 얻은 도구 등을 괜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


    좋은 점이 많지만 나를 슬금슬금 옥죄어 오는 불안함이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그 어느 재능 하나 깊게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는 것. 어렸을 적 나는 자신 있게 얘기했다. 조금씩’은’ 할 줄 안다고. 그리고 서른을 앞둔 나는 자신 없게 얘기한다. 조금씩’만’할 줄 안다고. 그렇다. 나는 넓지만 얕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나의 재능에 대해 자부심이 강했지만 나이가 들고 나보다 치고 나가 내 앞을 달리는 주변 사람들에 주눅이 들고 회의감이 들었다. 하지만 정말 사소하고 신기한 사실이 하나 있다. 앞서 ‘넓지만 얕은 재능’이라고 언급했지만 순서를 바꿔 ‘얕지만 넓은 재능’이라고 하면 어딘가 긍정적인 느낌이 든다. 책의 결론을 이렇게 스포 (spoiler)한다. 얕지만 넓은 재능의 저주에서 오는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는 해결책은 바로 당신에게 있다는 것. 이 말을 나는 당신에게 해주고 싶다. 


    이 글은 양손 가득 꿈을 든 사람들에게 감히 길잡이는 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틀린 길을 가고 있는 게 아니라고 당신의 손을 잡고 따뜻한 미소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단지 길을 잃은 것뿐. 길을 찾는 것의 시작은 내가 길을 잃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맹신해왔던 휴대폰의 내비게이션을 끄고 구닥다리 지도를 꺼내 길을 찾는 재미를 한껏 즐기며 당신만의 길을 찾아가기를 진심 어린 마음으로 응원한다. 


글/그림 오웬 플리크 (O.N.FLEEK)

Instagram @o.n.fleek_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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