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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전

누구를 뽑을까?

by 재이
임금의 초상을 모시던 <선원전>

인정전 서쪽 문인 만안문(萬安門)을 들어서면 양지당이 있고, 양지당 서쪽 담 너머에는 선원전(璿源殿)이 있다.

선원전은 역대 임금의 초상화인 어진(御眞)을 모시고 제사 지내는 곳으로 '진전'이라고도 했다, 원래 효종7년에 경덕궁의 경화당을 뜯어 인정전 서쪽에 짓고 '춘휘전'이라 하다가 숙종 21년에 '선원전'이라 이름을 고쳐 짓고 숙종의 어진을 봉안했다. 그 후 추가로 영조, 정조, 순조, 익종(효명세자가 사후에 헌종에 의해 익종으로 추존됨.), 헌종의 어진을 봉안했다.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임금이 친히 향을 피우고 절을 하는 분향배례를 하며, 탄신일에는 차를 올리는 다례를 행했고, 내시를 두어 관리하게 했다. 선원전에 대한 의례는 검소하고 간단하게 했는데, 이는 조상을 모시는 일이 행여 후대에 부담이 될까 염려한 숙종의 뜻에 따른 것이었다, 숙종은 선원전을 운영하는 명확한 지침을 정해 후대에 전했다.


​첫째,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분향만 한다.

둘째, 별도의 관리를 두지 않고 만수전의 내시에게 관리토록 한다.

셋째, 임금이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기더라도 선원전을 옮기지 않는다.

넷째, 선원전을 수리할 일이 있으면 임시로 양지당으로 어진을 모시고 일이 끝나면 도로 선원전에 모신다.

다섯째, 시위하는 소리는 낮게 하고 높게 하지 않는다.

여섯째, 분향은 품계가 높고 오래 근무를 했던 내관을 시켜서 하고 향은 내수사(內需司-임금의 재산을 관리하던 관청)에서 갖다 쓴다.

선원전은 역대 임금의 초상화를 모시는 신성한 곳이지만, 혹시 이 때문에 후대에 부담이 될까 걱정하여 형식적인 의례를 간단하고 검소하게 하라는 깊은뜻을 헤아릴 수 있다.

<조선의 참 궁궐 창덕궁 / 최종덕저 / 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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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대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간소한 절차를 하라는 어명이 인상적인데요, 영조도 같은 당부를 한 것으로 보아 임금의 권력도 권력이지만 임금을 둘러싼 권문세가들의 힘의 오용은 어떤것일까를 떠올려 보게 됩니다.

지금은 왕조 시대가 아니니 깨어있는 시민이 힘을 갖는 시대일텐데 비대면 시대로 접어드는 중요한 시점에 힘의 근원지는 어디일지 궁금해지네요.

온라인상의 수많은 글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며 오늘도 책 읽고 사유해 보려 합니다.

앞으로 10년후는 어떤시대일까요.


입춘절기는 지났어도 추위는 매섭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평온한 일상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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