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작가의 꿈을 찾아가는 여정~~~♡♡♡
캠퍼스, 그 가을의 추억
<등장인물>
유소희(20) — S대 국어국문학과 1학년. 작가가 되려는 꿈을 안고 입학했다. 2학기 초 캠퍼스에서 문학 동아리 선배를 만난다.
김희연(22) — S대 영문학과 3학년. 미모와 글쓰기 재능을 가진 선배. 우연히 소희를 만나 문학 동아리 *‘꿈 나루터’*로 이끈다.
신영우(23) — S대 사학과 4학년. 동아리 선배. 희연과 연인 사이지만, 소희와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흐른다.
1장. 문학 동아리와의 만남
2학기 개강 후 어느 밤.
소희는 수업과 도서관 공부까지 마치고 밤 10시가 넘어 후문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가방에는 전공서적과 빌린 책들이 가득했고, 손에도 몇 권을 더 들고 있었다. 이어폰에선 요즘 빠져 있는 슬픈 멜로디가 흐르고 있었다.
늦가을 밤의 공기는 차가웠고, 그녀의 걸음도 음악처럼 느려졌다. 분위기에 스며든 듯 표정은 조금 우울해졌고, 노래에 집중한 나머지 곁에 가까이 다가오는 두 사람을 알아채지 못했다.
“안녕하세요? 우리 학교 학생이죠?”
예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캠퍼스 가로등 아래에서 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여학생이 서 있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저는 1학년이에요.”
“어느 과야? 난 영문과 3학년 김희연.”
희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옆에 있던 키 큰 남학생도 인사했다.
“안녕. 말 놔도 되지? 난 사학과 4학년 신영우라고 해.”
“네, 반갑습니다.”
“책가방 많이 무거워 보이네.”
희연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도서관에서 읽고 싶던 책들 빌려서요.”
“혹시 시간 괜찮으면, 우리 잠깐 벤치에 앉아서 얘기 나눌래?”
영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후문 근처 인문대 앞 벤치에 세 사람은 나란히 앉았다.
“신입생이면 동아리는 들어갔어?”
영우가 물었다.
“아직이요. 공부하느라요.”
“1학년이 벌써 그렇게 바빠?”
희연이 웃으며 말하자, 소희가 말했다.
“선배님, 저한텐 편하게 말해도 돼요.”
“그럴까?”
희연의 환한 웃음은 유난히 밝았다.
“동아리 안 들어갔다면 우리 동아리 어때? 국문과면 딱이야.”
“어떤 동아리인데요?”
“문학 동아리 ‘꿈 나루터’. 같이 책 읽고 글도 쓰고, 나중에 대학 문학지도 만들어.”
그날 이후 소희는 *‘꿈 나루터’*의 새로운 신입 회원이 되었다.
매주 화요일 밤, 문학관 지하의 조용한 동아리방에서 선배들과 책을 읽고 글을 나누었다.
희연 선배는 감성 깊은 시를, 영우 선배는 짧은 단편을 종종 읽어주었다.
처음엔 말도 적고 부끄러움이 많던 소희였지만, 어느새 자신만의 이야기를 글로 써 내려가고 있었다.
“소희 글은 다정하고 슬퍼. 네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어.”
희연 선배의 그 말은 소희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날 이후, 소희는 누군가에게 닿는 글을 쓰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2장. 겨울수련회,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10월 중순.
단풍이 가장 예쁘게 물든 어느 금요일, 동아리 사람들은 1박 2일 가을 문학캠프를 떠났다. 목적지는 동해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수련장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도착하자, 바닷바람이 머릿결을 스쳤다.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소희는 자신이 여전히 학생이라는 사실이 새삼 낯설고 설렜다.
밤에는 강당에서 작은 문학 발표회를 열었다.
모닥불처럼 둥근 원을 만들어 앉아 각자 준비해 온 글을 발표했다.
소희는 *「그 밤의 나무들」*이라는 짧은 수필을 읽었다.
처음으로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글을 낭독하는 순간이었다.
손이 떨렸지만, 모두 조용히 귀 기울여 주었고, 누군가는 눈시울을 훔치기도 했다.
그 밤,
소희는 아주 조심스럽게 믿기 시작했다.
“나도… 진짜 작가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
3장.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짧은 수련회는 끝났지만, 소희의 마음속엔 여전히 그날 밤의 파도 소리와 따뜻한 웃음이 남아 있었다.
희연 선배는 여전히 아름답고 친절했고, 영우 선배는 말없이 그녀 곁에 서 있었다.
귀가하는 버스 안, 창가에 앉은 영우 선배가 조용히 말했다.
“소희야. 너 글… 정말 좋았어.”
그 순간,
붉은 가을 산빛이 스쳐 지나가는 창밖을 바라보며
소희는 살며시 웃었다.
‘이제부터는 정말 나만의 글을 써야지.’
그리고 가을의 끝에서,
그녀는 진짜 작가가 되기 위한 첫 문장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4장. 작가의 꿈을 향하여
소희는 이제 졸업반이다.
임용고시 공부와 학과 수업을 병행하며 어느새 바쁜 4학년이 되었다.
문학 동아리 ‘꿈 나루터’ 동아리실로 걸어가던 어느 날,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소희야! 소희야!”
영우 선배였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면서 걸어가? 내가 몇 번을 불렀는데.”
그가 웃으며 소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죄송해요, 선배님. 생각이 많아서요.”
두 사람은 동아리실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영우 선배는 사학과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그는 역사학자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었고, 동시에 역사소설을 쓰며 등단도 꿈꾸고 있었다.
희연 선배는 졸업 후 시인으로 등단했고, 번역 일을 하면서도 동아리에 자주 들러 후배들을 도왔다.
“소희야, 졸업반이라 고민 많지? 임용 준비한다고 들었는데, 정말 학교 선생님이 되려는 거야?”
“아직 잘 모르겠어요. 동기들이 준비하니까 저도 하고 있긴 한데... 합격도 힘들고, 그냥…”
말끝을 흐리는 소희의 얼굴을 영우가 들여다보았다.
“입시학원 강사를 하면서 문단에 도전해 볼까 싶기도 하고요.”
“그래. 어떤 길이든 네 마음이 끌리는 쪽으로 가. 그래야 후회하지 않아.”
“선배님은… 제가 작가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세상엔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정말 많잖아요.”
소희는 예쁜 얼굴을 찡그리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영우는 웃으며 말했다.
“너의 글엔 따뜻함과 너만의 색깔이 있어. 나는 네 글을 정말 좋아해. 넌 분명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가가 될 거야.”
그 말에 소희는 굳었던 얼굴을 펴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
동아리실엔 두 사람의 대화가 퍼지며 따뜻한 온기가 번져갔다.
5장. 가을의 추억과 작가의 꿈
소희는 3학년 겨울, 그러니까 작년에 어머니를 먼저 떠나보냈다.
그녀를 유난히 아끼던 아버지는 이미 십수 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무던한 성격에 감정 표현이 적어, 어린 시절에는 조금 불편하기도 했지만 아버지를 떠나보낸 뒤 홀로 남은 엄마와 시간을 많이 보내며 서로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 수 있을 만큼 가까워졌다.
그런 엄마를 지난겨울 떠나보낸 것이다.
이 세상에 부모가 없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올해 졸업반이 되어 진로 고민도 많았지만, 상실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캠퍼스엔 봄기운이 찾아와도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어두운 겨울에 머물러 있었다.
동아리실로 터벅터벅 걸어가던 어느 날, 영우 선배를 만나게 된다.
“소희야!”
“안녕하세요, 선배님.”
“왜 이렇게 얼굴이 까칠해? 요즘 밥 잘 안 챙겨 먹는 거야?”
영우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아니에요, 그냥 잠을 좀 설쳤어요.”
“아직도 어머님 생각 많이 하는구나?”
소희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소희야, 에세이 말고 소설을 한 번 써봐.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인물을 만들어 이야기로 풀어보는 거야.”
“소설이요? 제가요? 읽는 건 좋아해도 써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잘할 수 있을까요?”
“네가 쓴 수필들 많이 읽어봤어. 인물을 설정해 소설 형식으로 풀어가면 더 잘 쓸 것 같더라. 글 쓰다 보면 잡념도 사라지고, 인물과 묘사에 몰두하면 시간이 정말 잘 가. 지금 졸업반이라 수업도 적잖아? 시간 있을 때 시도해 봐.
그리고 ‘브런치 스토리’라고 작가를 뽑는 플랫폼도 있는데, 거기서 작가가 되면 출판할 기회도 생겨. 문학 동아리에서 오래 활동했으니 좋은 경험이 될 거야.”
영우 선배의 말에 소희는 맑은 눈망울을 깜빡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선배님. 생각해 볼게요. 오늘 감사해요.”
집으로 돌아온 소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오랫동안 공부해 둔 문법 노트와, 작년 ‘소설 창작’ 수업을 들으며 적어 둔 노트를 펼쳤다.
“주제를 정하고, 인물을 설정하고, 플롯을 짠다…
제목은 미리 정해도 되고, 다 쓴 뒤 정해도 된다.
주인공의 가치관과 신념이 드러나는 것이 좋다…”
노트를 읽던 소희는 새 노트를 꺼내 첫 문장을 적었다.
“별이 되고 싶은 아이.”
‘그래, 제목은 이렇게 하고… 바닷가 섬마을에 사는 여덟 살 소은이가 바라보는 따뜻한 세상을 그려보자.’
그렇게 소희의 첫 소설이 시작되었다.
완성된 작품은 블로그에 연재 형식으로 올렸다.
소설을 올리는 사람이 드물어서인지, 예상외로 작은 인기를 모았다.
자신감이 붙자 다른 소설들도 연재하기 시작했고, 어느 날 선배가 말해 준 브런치 스토리에 작가 신청을 했다.
그리고, 합격했다.
소희는 그렇게 온라인 작가가 되었다.
더 이상 우울한 얼굴로 쓸쓸히 캠퍼스를 걷지 않았다.
시간만 나면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느 날, 도서관 로비에서 희연 선배를 우연히 만났다.
“소희야! 오랜만이네.”
“안녕하세요, 희연 선배님!”
“너 요즘 소설도 쓰고 인기 많아졌다며?”
희연은 긴 머리를 넘기며 다정하게 웃었다.
“조금씩 취미로 쓰다가 올렸는데, 독자님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소희야, 그럼 올해 신춘문예도 한번 응모해 봐.”
“제가요? 신춘문예를요? 글 잘 쓰는 작가님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아냐. 너는 너만의 따뜻함이 있어. 글에서 마음이 느껴져.
천천히 준비해서 가을에 응모해 보자.”
희연의 말을 들은 소희는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용기를 냈다.
그녀는 단편소설 **「그리움의 강을 건너」**를 지역 신문사에 응모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매일 강나루에서 그를 기다리는 ‘연희’의 이야기는, 어쩌면 소희가 떠나보낸 사람들을 향한 마음이 담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응모를 마친 깊어가는 가을,
소희는 낙엽 쌓인 우체국을 나와 가로수길을 걸었다.
날씨는 부쩍 쌀쌀해져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었다.
바스락바스락—
낙엽을 밟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차가운 가을바람이 그녀의 등을 스친다.
“소희야, 넌 이미 훌륭한 작가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그녀는 바람맞으며 옷깃을 여미고 마음속으로 답했다.
“그래. 난 이미 작가지.
나만의 감성으로 나만의 글을 써 나갈 거야.
한 명이라도 마음으로 읽어준다면 그걸로 충분해.
사람 마음 하나 움직이는 게 얼마나 큰일인데…”
깊어가는 가을—
대학 1학년 가을, 우연히 만난 문학 동아리에서 시작된 인연이
이제 그녀를 작가의 길로 이끌었다.
소희의 앞날은, 가을의 파란 하늘처럼
맑고 청명하기를.
…….. <끝>
이 소설은 작년 초가을,
글이 잘 써지지 않던
‘글테기’의 한가운데에서 완성한 작품입니다.
저의 이야기를 창작인물을 설정해서
소설 형식으로 써봤습니다.
그때는 끝까지 써 놓고도
선뜻 세상에 내놓지 못한 채
조용히 저장해 두었어요.
시간이 조금 흐른 지금,
다시 읽어보니 그 시절의 마음과 온도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
이제야 꺼내어 봅니다.
캠퍼스의 가을,
꿈을 향해 나아가던 청춘의 순간을
함께 걸어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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