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소망을 실어 보는 마음~~~♧♧♧
사실 나는 작년 연말,
여러 가지 심란한 일로 한 해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채 새해를 맞았다.
해가 바뀌는 것보다 더 복잡한 마음 때문에
정리를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갔다.
송구영신을 해야 하는데, 내 마음은 여전히 작년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두 번의 새해가 있다.
양력과 음력.
올해처럼 그 두 번째 새해가 반갑게 느껴진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다시 시작할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진 느낌이었다.
지난 1년, 나는 온라인 작가가 되어 현실과 온라인을
오가며 꽤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웃님들의 격려와 칭찬에 설레었고, 마음이 붕 뜨기도 했다.
정말 유명한 작가라도 된 듯 착각하며 열심히 달려왔던 시간이었다.
공모에도 도전하고, 여섯 개 플랫폼에 글을 올리며 나름의 노력을 이어갔다.
그 시간들이 헛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글쓰기는 하루하루 내 삶의 위로였고, 숨 쉴 틈이었다.
따뜻한 댓글 한 줄은 현실의 나까지 다정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최근 <두 세계의 작가>라는 메타 소설을 쓰면서 깨닫게 되었다.
주인공 환희가 두 세계를 오가며 혼란을 겪듯,
나 또한 현실과 온라인 사이에서 중심을 잃고 있었음을.
몸은 교실에 있는데 마음은 플랫폼에 가 있던 순간들.
나는 입시학원 수학강사다.
이과 출신에, 평생 수학을 가르쳐 온 사람이 소설을 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실은 충분히 대견한 일이다.
소설을 읽기만 하던 내가 소설을 쓰고,
비록 많은 독자는 아니어도 몇몇 이웃들이 진심으로 공감해 준다.
그 사실만으로도 감사해야 했다.
그런데 나는 거기에서 멈추지 못했다.
수업 시간에도 온라인 이야기와 소설 이야기를 자주 꺼냈다.
학생들은 재미있어했고 응원해 주었다.
그러나 그 시간들이 쌓이며,
정작 집중해야 할 수학 수업에는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연말 감기와 연초 허리 부상으로 병원을 오가며
나는 비로소 현실의 무게를 실감하게 되었다.
그제야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무엇을 향해 이렇게 달려가고 있었을까.
블로그만 할 때는 욕심이 크지 않았다.
그러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스레드에서 출판과 북콘서트, 작가 모임 소식을 접하며
나도 그 세계에 닿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꿈을 꾸는 일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제 막 발을 디딘 사람이 하루아침에 유명해질 수는 없다.
그 사실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은 쉽게 내려놓지 못했다.
신춘문예에 응모하고,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보고,
밀리의 서재에도 글을 올렸다.
겉으로는 “그냥 쓰는 마음”이라 말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는 여전히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이 남아 있다.
이것이 헛된 욕심인지,
아니면 언젠가 이루어질 꿈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나는 원래 큰 꿈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고,
수학을 가르치는 강사가 되었고,
그 자리에서 나름의 성실함으로 살아왔다.
그러다 우연히 시작한 블로그가 내 삶의 방향을 조금 바꾸어 놓았다.
확실한 건 하나다.
온라인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보다 나는 더 긍정적인 사람이 되었다는 것.
마음속 생각을 글로 풀어내고 이웃들과 나누는 시간 덕분에
나는 하루하루를 더 단단히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 된 것 아닐까.
나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려 한다.
두 세계를 오가더라도,
그 순간 머무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학원에서는 한 명 한 명 학생의 미래를 생각하는 선생님으로,
온라인에서는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쓰는 작가로.
반응이 적은 날에는 마음이 조금 가라앉을지라도
나는 계속 쓸 것이다.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최선을 다한 작품을 남기고 싶다.
다시 시작하는 한 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그 자리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으로.
그 소망을 조용히 마음에 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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