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기억의 한 조각
아버지가 그리워지는 아침
아침부터 오랜만에 한 이웃의 블로그를 방문했다.
조용히 자신의 삶을 기록해 오던 그분의 글을 읽다가
문득, 잊고 지냈던 기억 하나가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왔다.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였다.
나는 3남 1녀의 외동딸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아버지는 유난히 나를 아끼셨다.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하던 나를 위해
매달 전집을 한가득 사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런 아버지가 떠나시고
시간이 꽤 흘렀을 무렵이었다.
어느 날, 꿈속에서 아버지를 만났다.
그날의 꿈은 이상하리만큼 또렷했다.
마치 지금 이 현실처럼,
내가 자고 있던 그 방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아버지는 내 앞에 서 계셨고,
조용히 내 손을 잡으려 하시며
이제 갈 때가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갈 때가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며 아버지의 손을 잡지 않았다.
그리고 그대로 잠에서 깼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꿈이었지만, 꿈이 아닌 것처럼 생생해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나는 빗길 국도에서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차는 폐차가 될 정도였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멀쩡했고,
얼굴에 작은 찰과상만 남았을 뿐이었다.
그때 문득, 그 꿈이 떠올랐다.
아버지는 정말로
나를 데려가려 했던 걸까.
아니면,
나를 지켜주기 위해 잠시 다녀가신 걸까.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그날의 꿈도, 그날의 사고도
여전히 어제 일처럼 또렷하다.
최근에는 아버지 꿈을 꾸지 못했다.
그저 일상에 묻혀 지내며
가끔 마음속으로만 떠올릴 뿐이었다.
그런데 오늘,
그 이웃의 글을 통해
다시 아버지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얼마 전이 아버지의 기일이었는데
나는 또 그렇게 바쁘다는 이유로
조용히 지나 보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아버지를 생각해 보려 한다.
봄이 한창이다.
벚꽃이 만발한 이 계절이면
나는 늘 ‘부활’을 떠올리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벚꽃을 보며
아버지를 떠올려볼 것 같다.
어딘가에서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계실 것만 같은
그 따뜻한 눈빛을.
아버지,
그곳에서도 평안하시죠.
그리고 오늘도,
저를 지켜보고 계시겠지요.
문득 어떤 글을 읽다가
잊고 지냈던 한 사람이 마음 깊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리움 속에서도
따뜻하게 남아 있는 기억 하나를
차분히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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