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나를 위한 글쓰기
그동안 쉼 없이 글을 쓰느라 지쳐 있던 마음도 쉬면서 회복이 된 듯하다.
소통에 너무 무게가 실렸던 나의 블로그도 이제 초심을 찾았다.
스레드에서 가벼운 짧은 글을 쓰고 가볍게 소통하는 것이 많이 연습이 되었다.
그래도 스친들과 블로그 이웃들은 무게감부터 다르다.
블로그 이웃님들은 나의 글을 정성스럽게 읽어 주시고 나의 글에 비친 나의 생각들도 아시고 그리고 소소하게 나누는 일상 글을 통해 어느 정도는 나에 대해서 아신다. 자전적 소설도 몇 편 써서 아시는 게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웃님들이 의식되기 시작하면서 글 쓰는 게 힘들어졌었다.
글 한편 올리고 돌아오는 반응 기다리는 시간도 어제 쓴 "기다리는 마음"속의
보랏빛 맥문동 꽃처럼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는 공원 한편이나 아파트 화단에서 눈길 한번 스치기만을 기다리는 인내의 시간을 견디는 것처럼 힘들었다.
나는 오늘도 저녁에 수업하러 가기 전에 카페에 와서 글을 쓰고 있다.
카페 온 지 이미 한 시간이 지났다.
스레드 하느라....
처음 내가 블로그에 빠졌을 때 밥 먹는 것도 잊고 포스팅하고 댓글 단것처럼
난 요즘 또 스레드에서 빠져 있는 것 같다.
참 SNS라는 것이 묘한 힘이 있다.
시작하기만 하면 중독을 일으키는 힘...
그래서 잠깐 알림을 꺼두고 휴대폰을 멀리 두고 태블릿으로 글을 쓰고 있다.
난 학창 시절 공부에 욕심이 많아서 대학 졸업할 때까지 TV 프로 하나 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야구 중계도 직장 생활하면서 처음 볼 만큼 나는 뭐든 빠지면 자신을 컨트롤하는 힘이 있었다.
그런 내가 올해 처음 SNS 세계에 입문한 것이다.
하루 종일 있어도 휴대폰은 거의 안 보던 내가 매일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댓글을 달고 이웃님 글을 읽고 완전히 내 생활은 변해버렸다.
물론 나의 블로그는 창작 글쓰기라는 모터가 있다.
그래서 SNS라기보다는 나의 일상을 기록하고 내 창작 글을 쓰는 게 주 목적이기 때문에 나도 처음에는 '중독성'이란 단어는 내게 해당이 안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이웃님들과 소통이 깊어지면서 댓글 주고받기에 더 신경을 쓸 때가 많아졌다. 나는 블테기를 겪은 후 블로그 소통은 자제하고 있다.
이웃님 방문도 최소화하고 답글도 최대한 짧게 써 드리고 있다.
그랬더니 나의 블로그는 약간 썰렁해진 것 같기도 하고 나의 따뜻한 감성이 줄어드는 느낌이라 좀 아쉬운 마음은 든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다. 넘치는 것보다 좀 모자란 게 낫다.
난 이제 소통보다는 글쓰기에 더 중점을 두려고 한다.
그리고 소통은 스레드에서 한 번씩 수다를 떨고 오면 채워지는 것 같다.
스쳐서 지나간다는 뜻으로 '스친'이라고 부르는 건 아니고 스레드 친구라는 줄임말의 '스친'이지만 내가 3주 정도 해보니 확실히 가벼운 소통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벼운 소통이든 무거운 소통이든 인간은 어디든 연결감은 가지고 싶어하고 소속감을 가지고 싶어 한다.
나는 블로그 이웃님들과 깊은 소통을 했던 지난 몇 달간의 시간이 그립기도 하다.휴가 5일 동안도 쉬지 않고 매일 포스팅을 할 만큼 나는 우리 이웃님들과 깊이 소통하고 싶었고 매일 연결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순간은 행복했으니까,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의 블로그는 뭐가 주인공인지 모르게 되었다.
한 달 전의 댓글 창을 봐도 그런 과한 소통은 나를 지치게 하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글 올리는 시간 보다 소통을 중시하는 주객이 전도된 느낌 ㅡ
나는 블테기를 겪으면서 그동안 5번이나 도전했는데 실패했던 브런치작가에 다시 도전해서 성공했다.이건 또 다른 나의 글쓰기가 시작된다는 예고편이다.
아직 브런치에는 글을 몇 개 올리지는 못했다.
이전에 저장해둔 글들을 발행하고 한 두 편의 시와 지금 연재 중인 소설만 블로그와 브런치에 병행해서 올렸다.
브런치에도 구독자가 좀 늘었다. 댓글도 몇 개씩은 달린다.
소통보다는 글 올리는 목적이 더 강한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 반응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
어제는 브런치에 올린 글을 몇 개 읽고 댓글도 달아 드렸다.
나의 고요해지는 마음, 그리고 내가 원하던 나를 위한 글쓰기가 다시 시작되었다.그래도 나의 따뜻한 감성은 소통보다 글속에서 더 드러 나길 기대해본다.
지금의 내 마음을 위로하는 글 ㅡ
오늘도 외쳐 본다.
'마음아! 안녕."
오늘도 이렇게 글로 나를 위로하고,
또 누군가의 마음에도 작은 위로가 닿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