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인 줄 알았는데, 귀여운 엄마였다.
60대 부부 모임 세 쌍을 빼면, 거의가 가족여행이다.
손자 둘을 데리고 온 할아버지·할머니, 아들이랑 온 가족, 딸이랑 온 가족.
그 사이에서 엄마는 버스에 앉자마자 한 번 훑어보더니
“내가 나이 제일 많은 것 같아” 하며
이미 마음속 서열 정리를 끝냈다.
이 동네가 벌써 다섯 번째라는 말은
인사처럼 수시로 등장하고,
가이드 선생님 곁에서는 늘 모범생이다.
커피를 주문할 때면
“선생님 것도 하나 더요”가 먼저 나오고,
아이스크림 앞에서도
“가이드는 드셨어요?”를 빠뜨리지 않는다.
우리가 엄마를 조금 말리면
“에구, 사회성이 부족해서”라며
우리를 타박한다.
정작 본인은 사진 포즈 요청엔 군말 없이 응하고, 설명은 끝까지 귀 기울여 듣고,
박수는 꼭 정확한 타이밍에 친다.
저렇게 성실하게, 진심으로
여행을 즐길 줄 아는 엄마라 참 좋다.
폭탄이라 부르기엔,
아직은 너무 귀여운 그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