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다이어리 in 판교> 시리즈
리더가 주는 긴장감
지난 이야기에서,
리더가 주는 "긴장감"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입사원에게도 그렇고, 경력이 좀 된 사람들에게도 그렇고
나의 상사인 리더라는 존재 자체가 가지는 긴장감은 꽤나 대단하다.
그가 나의 인사평가 권한을 갖고 있기도 하거니와
이 쪽 분야에서는 나보다 더 전문가라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내가 하는 업무에 대해
견해가 깊고 많은 고찰을 거친 리더의 피드백에 대해서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수용할 만 하다.
때로는 그의 피드백에 감탄하며, 우리는 그것을 "짬을 무시할 수 없다." 라고 평한다.
리더이기 이전에 실무적 선배
우리가 리더에게 기대하는 바는
나의 부족한 실무경험에 대해, "선배"라는 위치에서 실무적 조언과 방향을 잡아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그는 나의 상사이기도 하지만, 그 역시 또 다른 상사를 두고 있다.
나를 통해 작성된 문서가 그를 통해 또 상사에게 넘어갈 터다.
그렇기에 내 문서가 그야말로 "배설물" 수준이라면, (인사평가는 나중 문제고) 결국 그의 작업량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내"가 무책임한 태도로 그 정도의 문서만 해두고 퇴근을 해버렸다면, 남아서 잔업을 해야 하는 건 리더의 몫이 될 것이다.
결국 리더는 나를 성장시켜서 더 높은 생산성을 내도록 하는 것이, 본인에게도 유리하다.
그 방식이 혼내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혼을 내서라도 내가 성장할 수 있다면 나나 리더에게 유익한 것이다.
혼나는 것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혼나는 과정이 불편하고 무서울 수는 있어도, 우리는 성장해야 할 사람들이고 지금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될 사람들이다.
리더의 깊이 있는 피드백
그렇기 때문의 리더의 깊이 있는 피드백은
실무자들의 생산성 강화에 필수적이다.
앞선 이야기들에서 나누었던 바와 같이
실무적인 지식과 경험 기반이 아닌, 즉흥적인 감정 기반의 피드백이라던가
프레젠테이션의 디자인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 둥의 피드백은 매우 불필요하다.
특히나 AI 가 발달한 요즘, 디자인적 요소는 얼마든지 커버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실무자가 준비한 업무 보고에 대한 실용적이고 깊이 있는 피드백이다.
실무자가 미처 캐치하지 못 한 부분,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챙기지 못 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리더가 이런 피드백을 해 준다면, 실무자는 다음과 같이 생각할 것이다.
'역시 해 본 사람은 다르구나.'
'나도 열심히 경험을 쌓고 실력을 쌓으면 저런 피드백을 할 수 있겠구나.'
반면, 나의 리더는 디자인적 요소를 너무 집요하게 파고든다.
물론 대시보드를 만들어야 하는 관점에서 디자인적 요소도 필요했다. 하지만 특정 BI 툴을 쓰는 상태에서 디자인에 집중하기에는 다뤄야 할 데이터 성능에 대한 시간 할애가 더 필요했다.
그리고 나에게는 이 대시보드 안에서 각 지표들이 배치되고 있는 위치라던가, 각 지표들이 표현되고 있는 방식 등 실무자의 관점에서 "지표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 괜찮은가?" 를 피드백 받고 싶었다.
그런데 나의 리더는 색깔, 글씨체, 글씨 크기 등을 걸고 넘어졌고, 이런 디자인적 요소를 수정해서 다시 한 주의 미팅이 추가되는 방식이었다. 그러면서 "왜 일정이 자꾸 늦어지느냐." 라는 피드백과, 의미를 알 수 없는 한숨판 푹푹 내쉴 뿐이었다.
리더의 태도가 미치는 영향
우리 조직과 가까운 바로 옆 조직의 분위기는 놀랍다.
어떻게 보면 과하다 싶을 정도이긴 하다.
정말 가족같은 수준으로 자주 저녁도 함께 하고, 주말엔 함께 골프도 치고, 함께 찍은 사진들이 SNS 에도 올라온다. 누구도 억지로 참여한 사람이 없었다.
그 조직의 리더는 본인들의 업무 어필을 굉장히 잘 한다. 회사에서 특정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시기동안, 매일 매일 모니터링 현황을 전체 메신저에 공유하며 '우리 구성원들도 프로모션에 기여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운영조직임에도 리더가 조직원들을 잘 챙기는 모습이었다. 구성원들이 리더와 식사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언제나 리더를 기다려주었다.
우리 조직의 리더는 저 조직이 참 부러웠나보다.
어떻게든 억지로 티타임을 만들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하는 이야기는 한결같다.
'티타임을 한다고 우리가 친해지는 게 아닌데.'
리더가 본질적으로 본인의 태도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억지로 티타임을 유도하고 함께 식사를 하려고 어울린다고 해서, 리더에 대한 구성원들의 태도가 호의적일 수가 없다. 결국 구성원들은 저마다 점심 약속이 있는 것처럼 흩어져서, 리더를 빼고 모일 때도 있을 정도다.
구성원들이 잘못한 것인가?
앞선 이야기들에서 언급했지만, 리더는 지극히 "본인 위주"로 조직을 움직인다.
본인이 먹고 싶은 음식을 먹기 위해 조직 내 회식을 추진하고, 협업 조직과의 회의를 추진한다.
메뉴도 본인이 먹고 싶은 메뉴, 혹은 그에 근접한 메뉴가 나올 때까지 반려다.
구성원들은 '회사에 놀러오는 리더' 혹은 '본인이 맛있는 걸 먹고 싶어서 하는 회식' 이라고 평가할 수준이다.
구성원들은 리더의 건강한 피드백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그저 각자도생으로 열심히 하고 있을 뿐이다.
리더의 태도는, 구성원의 태도에 영향을 준다.
리더의 태도는, 조직의 성장에 영향을 준다.
리더는, 조직의 생산성을 끌어 올릴 수 있어야 한다.
라이킷, 팔로우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