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정윤
‘친족간 성폭행’의 정의는 ‘친족관계(4촌 이내의 혈족, 인척 그리고 동거 친족) 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죄와 그 미수’를 의미합니다. 전체 성폭행 중 87%는 지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주로 직장이나 학교에서 발생하고, ‘친족간 성폭행’은 전체 성폭행 중 약 10%에 해당합니다.
‘친족 성범죄’의 비율은 아래와 같습니다. 주로 친아버지나 4촌 이내의 혈족이나 인척 사이에서 성폭행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전체 성폭행 중 10%라는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이 법적 대응까지 하는 경우는 매우 적습니다. 기본적으로 가정폭력은 외부에서 알아차리기 어렵고, 은폐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은데요.
① 지위의 문제
- 자신을 보호·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친족이 가해자인 경우, 피해자는 이에 대응하기 어렵다.
②미성년자의 법적 대응 및 처벌 문제
-피해자의 대부분이 미성년자이기에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또한 가해자가 14세 미만일 경우에는 법적 처벌이 불가능하다.
③가족 간의 관계 문제
-가족 간의 관계가 무너지는 것을 염려하는 마음이 성폭행을 ‘피해-가해’ 관계로 보지 않게끔 한다.
④공소시효 문제
-앞서 말한 이유로(①, ②, ③) 인해 법적 대응이 늦기 때문이다.
(공소시효는 최장 10년이기에 법적 대응을 하기 늦은 경우도 많다. 확실한 증거가 있을 시, 10년이 더 연장된다.)
앞서 말한 자세한 이유에 대해 하나하나 다뤄보겠습니다.
① 지위의 문제
- 자신을 보호·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친족이 가해자인 경우, 피해자는 이에 대응하기 어렵다.
앞서 보여드린 표에서 보셨듯이, ‘친족 성범죄’의 가해자 3할 이상이 ‘친아버지’입니다. 항렬 상 위에 있고,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에게서 성폭행을 당하면 일반적인 성폭행보다 이에 대해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의 상당수가 어린 나이에 성폭행을 당하고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같이 살기 때문에 같은 형제자매나 동거인에게 성폭행을 당해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러한 성폭행은 가정폭력을 수반하거나 장기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에 피해자는 무력감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②미성년자의 법적 대응 및 처벌 문제
-피해자의 대부분이 미성년자이기에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그리고 가해자가 14세 미만일 경우에는 법적 처벌이 불가능하다.
위 표는 13세 미만, 즉 ‘어린이’ 성폭행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 대한 비율을 나타낸 표입니다. 친족에게 당한 성폭행의 비율은 약 20%에 달하는데, 전체 성폭행 중 친족 성폭행의 비율이 약 10%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13세 미만의 어린이들은 성폭행을 당해도 이것이 잘못된 행위임을 알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거나 성인이 된 후, 뒤늦게야 이것이 잘못되었음을 알기도 합니다.
잘못된 것을 아는 경우일지라도 상황이 해결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성년자이기에 이를 표현하는 것도 서툴고, 표현할지라도 법적 대응을 할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해선 신고 및 증거 제출 등이 필요한데, 미성년자가 이를 다 대응하는 데에는 무리입니다.
위 표를 보면 성폭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연령이 갈수록 어려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14세 이하일 때, 현행법상 형사처벌 연령 기준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이로 인해 형제자매나 사촌이 가해자인 성폭행에서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③가족 간의 관계 문제
-가족 간의 관계가 무너지는 것을 염려하는 마음이 성폭행을 ‘가해-피해’ 관계로 보지 않게끔 한다.
위 표를 보면, 갈수록 친족간 성범죄의 발생 횟수나 접수 현황은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강력한 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다른 성범죄에 비해 그 비율이 매우 낮습니다.
가해자가 친족인 점이 처벌을 받는 데에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요. 가족 관계 안에 엮인 ‘피해자-가해자’의 관계가 엮이게 되면 진술을 조작하거나 신고를 철회하는 등의 일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같은 가족인 가해자의 처벌을 막기 위해 하는 행동입니다.
또한 가족 관계라는 이름 아래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가 철저히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자가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피해자 측이 쉼터로 보내지고 가해자는 집에서 사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④공소시효 문제
-앞서 말한 이유로(①, ②, ③) 인해 법적 대응이 늦기 때문이다.
(공소시효는 최장 10년이기에 법적 대응을 하기 늦은 경우도 많다. 확실한 증거가 있을 시, 10년이 더 연장된다.)
‘친족간 성폭행’의 공소시효는 최장 10년입니다. DNA나 녹취록 등의 명확한 증거가 있을 시엔 10년이 더 추가됩니다. 하지만 주로 미성년자 시기에 자행되는 범죄 특성상, 피해자가 최소한 독립할 때까지는 신고할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피해자가 법적대응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 공소시효는 이미 끝나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친족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과거 피해자들을 구제해달라는 청원' 이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위 청원을 올린 피해자는 9살부터 14살까지 친부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피해자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자신의 방인 3층에서 떨어져 병원에 실려간 뒤 한 달 뒤에 깨어났습니다. 깨어난 후 자신이 누구인지 한동안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기억에 큰 손상을 입었다가, 몇 년 뒤 어린 시절 자신이 친부에게 성폭행을 당한 일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 후, 아버지를 피해 일본에서 살다 40대가 된 지금도 그날의 상처가 지워지지 않아 지금이라도 법적 대응을 하고 싶지만 2013년 이전의 사건이라 공소시효는 이미 끝났습니다.
다행히 폭력처벌법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에서는 2013년 4월5일 법 개정으로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경우 특례를 규정을 두고 있다.즉,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공소시효는 해당 성폭력 범죄로 피해를 당한 미성년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한다는 겁니다. 특히 제보자 처럼 강간, 강제추행 등 피해자가 13세 미만인 경우에는 공소시효를 아예 없앴습니다. 하지만 2013년 법 개정 전 이미 공소시효(10년)가 만료된 경우에는 개정법의 소급적용 불가원칙에 의해 여전히 가해자를 처벌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럼 위와 같은 악조건들을 타파할 방법은 뭘까요?
먼저, 피해자들을 가해자와 분리할 수 있는 시설들이 늘어야 합니다. 현재 ‘친족간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쉼터는 4곳에 불과합니다.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여 몇몇 피해자들은 다른 쉼터에서 지내기도 합니다. 다른 여타 성폭행과 같이 피해자가 가해자에게서 떨어져서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비정부단체의 예산뿐만 아니라 이에 합당한 정부 예산도 갖춰져야 합니다.
다음으로 2013년 이전 ‘친족간 성범죄’의 공소시효 기간을 폐지하거나 늘려야 합니다. 피해자들이 나중에 경제적으로 독립하였을 때, 법적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인 기간을 고려해 법이 개정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을 실행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한 대처법을 가르쳐야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성인들의 경우, ‘친족간 성범죄’를 ‘가족 간 일어난 부끄러운 일’, ‘숨겨야 할 일’로 여기는 것이 아닌 ‘피해자-가해자’의 관계로 인식해야 피해자들이 피해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