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고 생각하며.
이 나이에 할 수 있을까?
하지만 할 수 있다. 해보자
예쁘고 우아한 바리스타를 꿈꾸며
자격증에 도전했다. 원두를 배우고
우유거품을 만들고 여러 음료도
만들었다. 무슨 일이든지 처음에는
서툴렀고 어려웠고 힘들었다.
학구열은 남달라 하나라도
놓칠세라 귀 쫑긋
눈 부릅뜨고 배웠다.
마지막 관문은 자격증.
이 나이에 시험이란 관문은
너무도 힘든 일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자격증을 내세워야 하니
꼭 따야 했다.
드디어 자격증을
손에 넣어 기뻤다.
바리스타 1급을 땄다.
무엇이든지 무슨 일이든지
다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솟았다.
이제 자격증을 사용해야지....
마침 지인이 카페알바를
구한다고 하여
바로 오키
문자를 날리고 면접을 보았다.
합격. 합격!
일을 해보라고 했다. 야호!
아파트 사이에 있는 카페로 손님은
많이 없지만 조용하고 한산했다.
점잖고 고상한 분들이 찾아오셨다.
커피 향과 꽃향이 어우러져
심신의 편안함을 주고
젊은 손님들은
사장님의 인테리어 감각과
블로그를 보고 찾아와
사진을 찍었다.
포토존이 인기였다.
아침과 저녁은
꽃손님이 있고
점심은 커피 손님
디저트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이었다.
집에서도 가까웠고
지인의 친구카페라
서로 아는 사이였다.
하지만 사장님이
외국으로 나가셔야 해
지금은 다른 분이 운영하고 계신다 .
난 알바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새로 바뀐 사장님도
꽃을 사랑하고
커피도 사랑하는 분이라
늘 스마일이지만
혼자 카페운영을 하신다.
가끔 일할 때가 생각나면 찾아간다.
카페 주변은 여전히 꽃향기가 나고
커피 향도 나를 반기고.
가게 안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나를 유혹하고 맞이한다.
요사이는 카페가 생겨났다가 몆 달 후 사라진다. 한집건너 카페가 있어 수지가 맞지 않아
문을 닫는 카페도 많아 보여 안타깝다.
세상이 힘들고 어려워도 이겨내는 분들을 위해 파이팅! 하시라
외쳐본다!
한잔의 커피로 심신의 회복이 되는 곳.
마음이 따뜻한 곳이 카페인 것을
일을 하면서 느끼고 행복했었다.
커피만 마시고 나오는 곳이 아니라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지인들과 수다도 떨고
힐링의 시간을 가져도 좋을 곳.
남편이랑 자가용으로
외곽지에 있는 카페도 가본다.
화려하게 꾸며놓은 곳.
꾸밈이 없이 강가의 자택을
그대로 오픈하는 곳.
반려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카페도 있었다 .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나의 50에 알바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나이핑계로 주저앉아 있지 않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게 해 준 첫 알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