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엄마! 작가가 돼 볼래?
내가 어떻게 작가가 돼!
나랑 성수동 가면 될 수 있어.
아침 일찍 딸과 성수동에 갔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있었다
그 줄을 딸과 함께 서서 기다렸다
딸과 안으로 들어가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작가가 되고 싶어 졌고
겁도 없이 작가카드를 만들었다.
카드를 받고 느끼는 설렘
나도 글을 쓰는 작가
내속에 있는 잠재력
나를 밖으로 끄집어내겠다는 각오로
인생 1막에서 출생. 살아온 환경
이제까지 살아온 시간을 뒤로하고
인생 2막을 어떻게 살아갈래?
나에게 물었다
잠시 커피도 한 모금 마시고
베란다 밖 하늘도 쳐다본다
막상 나에게 물어보니
두렵다. 뭐지
걱정이 엄습해 온다
딸한테 괜히 글을 쓴다고 했나
술래발치는 건가
문학소녀의 꿈은 있었는데
과연
나를 찾아낼 수 있을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반가워.
넌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야
칭찬을 해본다
허허 쑥스럽다 스담스담
100세 시대
반을 살아왔으니 칭찬해 준다
난
부모님의 딸. 아이들의 엄마
남편이 불러주는 여보 보다
내 이름을 불러주기
원한다
미모는 보통 수준. 아이큐는
치매
안걸리기워해
핸드폰은 필수품
전화를 걸거나 받을 때
핸드폰케이스가 덜렁덜렁
귀에 붙이고 큰소리로 전화받는 나
파마머리가 싫어서
긴 생머리를 고집하고
눈은 노안으로
돋보기안경을 착용한다
아! 서글프다.
완경이라 생리대는 필요 없고
갱년기증상으로 화를 많이 내고
더웠다 추웠다 체온조절 불가
남편과 두 딸의 엄마는 나
에잇 나보다 가족이 먼저였다
이게 뭐야 나를 쓰자
넌 어떻게 살아갈 거니?
인생의 여정을 어떻게 마무리
할 거니? 묻고 묻는다
50살이 넘어
몸도 아프고 돈도 없고
의욕만 있으면 뭐 하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종이와 펜을 놓고
하고 싶은 일. 해보고 싶은 것.
적어볼까?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게 뭔가?
찾아보자 할 수 있었어야 한다
내가 보여 줄 거야
자격증도 따보자
알바도 해보고 싶다
혼자 여행도 가보고 싶다
나만의 추억을 쌓아뵤고 싶다
아기가 젓 걸음마를 하듯
글로 나의 인생 준비를
해보련다
그래 난 할 수 있어
해보지도 않고 겁먹지 말자
이제 시작이다.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