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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미동 Aug 26. 2023

어머니와 선지해장국

충무병원 뒤 한오백년감자탕

두 달에 한 번 어머니를 모시고 천안충무병원엘 다녀와야 한다.

나도 이미 고지혈증 약을 처방받아 먹고 있으니

이미 80이 넘으신 어머닌

얼마나 많은 약을 처방받아 드시고 있겠는가.


이 날은 피검사가 있어서 아침 일찍 방문을 하였다.

피검사를 마치고 나니 진료시간까지 한 시간 정도가 남았다.

검사 때문에 아침을 굶으셨으니

마침 다행이다 싶어 이전에도 한번 간 적이 있던 식당을 찾았다.


충무병원에서 멀지는 않으나

다리가 불편하신 어머니에겐 그것도 먼 길이다 싶었지만

다른 곳은 알지도 못하고 가장 가까운 식당이니 선택지가 없었다.


식당 내부는 널찍하고 아침이라 선선했다.

손님이 없으니 두 식구 먹기도 편했고.

전에는 양반다리 식탁이어서

다리가 불편하신 어머니가 걱정이 되었는데

이번에 가니 의자가 있는 식탁으로 바뀌었다.

참으로 다행이다!


본래 감자탕과 뼈해물찜이 전공인데

뭐 아침부터 그런 거 먹을 수도 없고

다양한 식사 메뉴가 있으니 그중으로 골라야 했는데

어머닌 선지해장국을 골라서 같은 걸로 주문을 하였다.

이전엔 뼈해장국을 드셨던 걸로 기억된다.

근데 나는 무얼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나네...

이유는 당시도 아침이었는데

뼈해장국이 1인분밖에 안 남았다고 해서 

나는 다른 걸 먹었던 것으로 안다.

뭐... 아무래도 좋지.

엄마랑 같이 외식하는 건데.

엄마와의 시간이 많으면 얼마나 많겠나.



반찬은 색도 고운 무김치와 열무 배추김치, 무말랭이가 나왔다.

색도 좋다고 표현한 것은 맛도 좋으니까...

또 생양파가 나왔는데

어머닌 거의 안 드시고 내가 다 먹었다.

고지혈증에 좋을 것이라 판단이 된다.


자! 이제... 

천안 쌍용동 한오백년 식당의 선지 싸운드를 들어보라!


어유! 보는 지금도 달아오르네...



먹으면서 땀을 꽤 흘렸다.

나는 머리 다한증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증상이 원래 있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모르겠다.

그냥 내가 그렇다.


선지는 보드랍고 신선해서 고소한 맛이 났다.

그리고 역시 국물에는 흰쌀밥이 최고다.



꼭 이런 국밥을 먹을 때는 입안을 데고는 하는데...

이 날도 여지없이...


전에 무얼 먹었는지 기억은 없지만

그날도 맛있게 잘 먹었는데

이 날도 그랬다.


어머니도 맛있게 잘 드셨다.

그도 그럴 것이 올 들어 처음 드시는 선지해장국이라고 하셨는데

주변에 이런 국밥 잘 자주 먹는 사람이라도 있어야 

가끔이라도 드시는데

그런 이가 없으니 이런 단순한 국밥이 그리우실 만하다.


근데 뭐 그렇다고 맛난 것을 못 접하고 그러시는 건 아닌데

얼마 전에도 장어 드셨다고...

그리고 집에는 같이 먹다가 남은 백숙도 있고...


여튼 직장인들은 흔해 빠진 국밥류들이

어머니에겐 접근성이 어려운 음식들이다.

그러니 가끔 포장이라도 해가야겠다.



아 국물까지 다 먹고 싶었지만...

나도 약 먹는 몸인지라...

한입 꿀꺽 마시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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