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적 표현의 이해 (연습)
8. 형식과 리듬
1.
빨간 바구니 들고 창가에 서서,
끝물 석류를 본다
겨울볕 빨갛게 튄다
팔리든가 말든가, 햇빛 드는 창가에
내놓인 석류를 한 알 집어들면
작년의 여름날들이 빽빽하니
단단하고, 붉고, 조금 따뜻하다
바구니와 석류, 겨울볕 안에
빨갛고, 설익지 못하고,
서로 지나치지 못하다
빨간 바구니 안에 이제 석류가 한 알,
한데 흔들리고 있다
햇빛 드는 창가를, 떠나야 하는 걸음에
2.
빨간 바구니 들고 창가에 서서,
끝물 석류들 본다
겨울볕 빨갛게 튄다
팔리든가 말든가, 햇빛 드는 창가에
내놓인 석류 한 알
집어들면
작년 여름날들이 빽빽하니
단단하고, 붉고,
조금 따뜻하다
바구니와 석류, 겨울볕 안에
단단하고, 붉고,
설익지 못하고, 서로
지나치도 못하다
빨간 바구니와 석류 한 알,
바구니 안에 석류 한 알,
한데 흔들리고 있다, 겨울볕이
무심히
걷는 걸음 뒤로
3.
1단원 끝내며 총평:
대단히 많이 배웠습니다. 그러나 많이도 이리저리 바꿔댄 탓에, 맨첨 것과는 비교하기가 난감해졌네요.
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맨첨 것은 좋은 구석도 있지만, 제게는 어딘가가 분명히, 견딜 수 없게 유치했고, 그것을 어떻게 손 봐야 할지는 막막했던 것입니다.
그것을 오규원 선생님 말씀 따라 나름 구체어로 바꿔 쓰고, 감정선을 다듬이질 하고, 마지막으로 리듬을 신경 쓰고 보니 그럭저럭 유치함을 면했단 느낌입니다.
저는 과거의 경험으로 사소한 차이가 때로는 결정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소한 차이가 반복되거나, 쌓아올려지거나, 혹은 스노우볼을 굴려가는 성격의 것일 때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