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상 사는 것이 본래 그런 것 아니겠어요?"
라고 잠자리 안경을 쓴 이가 말하길래 이게 뭔 개소리예요, 그리 되물었드만
"그게 이런 말이라구요."
라며 그는 청바지를 벗어 내 목을 감싸주었다. "그럼 평안하시겠지요?" 싱긋 떠나는 그를 아연하게 바라보면 사양하듯 고갤 돌려, 그는 내게 키이스를 보냈다. 티 하나 없이 석양 그림자에 반짝인다
당신의 잠자리 안경.
흰 브리프와 양말, 그리고 당신 희디 흰 허벅지가 이륜차를 싸고 새빨간 이륜차는 부웅 떠난다. 머플러는 커피색 스타킹 (날리고), 장발은 새캄하고 (날리고), 당신 콧노래도 주절주절 (날리는) 이러한 젼챠와 자취들을 그 어떤 고명하신 뉘가 있어 퍽이나 고까워 하거들랑 그거 아주 역사적이라구 밝혀두시라며 (그래요? 그런 것이여요?)
바람결에 한 올로 풀려나는, 오늘의 말씨.
나는 새하얀 쎄멘 국도를 타고 오는 다리털의 뜨문함을 기다린다. 그러면 무수하지아니함과, 교외의 겨울 안개와, 또, 또, 새빨간 목폴라에 감겨드는 파아란 데님바지가, 결연한 백기인 양 펄럭이더랬다.
2.
좁다란 시야로 내면을 디비 파는 것은 도스토예프스키를 지옥에서 불러내려는 어떤 악마의 의식 같은 것인가? (자기반성) 거칠은 글이 읽고 싶다. 수줍게 여기 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런 글이 아니라 건방지게 여기 내 섹스 판타지가 있다 이런 글이 아니라
내 여기 엿같고 좆같고 지랄맞은 인간이 있소!
라며 문을 뻥 차고 들어와 다짜고짜 안면에 체어샷을 날리곤
내가 여기서 승리의 포즈를 취할 줄 알았는가, 딸딸이는 니들이나 쳐라며 다시 문을 박차고
나가려다 말고 걷어찬 문짝이 온전하니 구태여 반쯤 낑낑거리며 아주 박살을 내놓고선
또 나가려다 말고 종종걸음으로 돌아와 피 흘리며 누워있는 내 안면에 수리비로 쓰시오 라는 말과 함께 천 원 한 장 남기곤
위풍당당 나가면서 반 남은 문짝을 기어이 뻥 차서 뽀사놓는
그런 영원한 패배자의, 말초적이고 형언할 수 없는 즐거움을 안겨주는, 그런 글이 읽고 싶다.
에고는 물론이고 제 생명도 무심히 발에 채이는, 그런 투쟁을 원한다.
그러고 보면 문학이 교감과 소통의 매개가 된다는 것은 다 거짓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