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 게임을 좋아하는 나.
즉흥적으로, 주변 후배 세 명에게 물어봤다.
“자유 vs 안정“
“너희한테 50억이 있어. 그래도 직장 다닐 거야?”
놀랍게도
세 명 모두가 대답했다.
“네.”
한 명도 빠짐없이,
입을 모아 같은 대답을 했다.
그 순간,
나는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깨달았달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유보다 안정적인 삶을 더 원한다는 것.
“우리는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그 자유가 두렵다.”
-에리히 프롬
자유는 멋지지만, 동시에 무섭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라오고,
자유는 불안정하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
규칙을 따르고, 지시에 복종하며,
정해진 틀 안에서 안심하길 원한다.
그게 편하니까.
그게 덜 외롭고, 덜 무섭고, 덜 복잡하니까.
문득,
어릴 때부터 밧줄에 묶여 있던 코끼리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미 자라서 줄을 끊을 힘이 충분한데도,
어릴 때 배운 무력감 때문에
결국 그 자리에 머무는 코끼리.
혹시 우리도 그런 건 아닐까.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자유롭게 살아본 적은 없는.
그 생각이 들자,
살짝 마음이 슬펐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았고,
그게 조금은 외로웠다.
사람은 자유를 갈망하지만
막상 자유가 주는 불안과 책임은
쉽게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타인의 지배 속에서,
사회가 마련한 안전한 틀 속에서
자신을 지키고 싶어 한다.
그것도 충분히 이해되고 존중한다.
진정한 자유란
타인의 시선이나 기준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모두가 같은 방향일 필요는 없다.
각자의 선택이 다르다고 해서,
누가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순 없다.
그러니까
나는 오늘도 이렇게 생각한다.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가는 우리 모두의 삶을,
존중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