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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안으로

공유와 자랑 사이, 종이 한 장 차이

by 행북

20대 때, 혼자 여행을 자주 다녔다.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다.


“저는 서울에서 왔고요, 춤추는 강사입니다.”


“가수인데, 지금 노래 한 곡 불러드릴게요.”


게스트하우스에 가면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모르는 분야의 성과들은

집에 돌아온 후에도 여운으로 오래 남았다.

가슴이 쿵쾅대며,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가장 큰 동기부여는 사람으로부터 왔다.


성과를 나누는 순간들이

성장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직장에서도

누군가의 행복한 일이나,

새롭게 배운 것, 경험담에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러다 요즘, 글을 올리며

문득 이런 말을 보게 되었다.


“떠드는 사람일수록 보잘것없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잘 되는 사람일수록 조용하다는 뜻이었다.


그 말을 본 순간,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사람에게서 동기를 얻지만,

세상은 침묵을 미덕으로 여긴다.”


나는 사람을 통해 동기부여를 얻는다.

성과에 대해 말하는 걸 좋아하고,

그 말은 나를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


내겐 자랑이 아니라, 연료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침묵을 미덕이라 여길까?


아마도,

1. 과장하거나 비어 있는 말에 대한 피로감

2. 자랑과 공유를 구분하지 않는 분위기

3. 겸손이라는 오래된 미덕 때문일지도 모른다.


결국 중요한 건,

어디서, 누구에게, 어떻게 말하느냐는 것이다.


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나 이 일을 해냈을 때 정말 뿌듯했어.

너도 도전해 볼래?”


이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자랑처럼 들리고

또 누군가에겐 연료처럼 들린다.


그래서 요즘은 생각한다.

상황을 보아가며 공유하는 건 어떨까.


1. 타이밍: 지금 이 사람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

2. 태도: ‘내가 잘났다’가 아니라, ‘나도 배우는 중’이라는 마음일까?

3. 목적: 이 말이 정말로 상대에게 도움이 될까?


누구에게 말하느냐도 중요한 일이다.


말하고 싶은 욕구는

부끄러운 게 아니라, 오히려 건강한 일이다.


성과를 나누고 싶을 때는

공유의 태도로 말하면

오히려 더 깊은 존중을 받는다.


앞으로도

상황에 맞게,

지혜롭게,

나 자신을 솔직하게 꺼내놓으며

조금씩 더 배워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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